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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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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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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고추. 고추가 뭐길레.


BY 나의복숭 2000-10-05

결혼하고 나선 우째된셈인지 내내 흉년이 들어서
딸셋을 줄줄이 낳고 담해 드디어 풍년이 들었는지
나도 남들처럼 아들을 낳았다.
그땐 세상이 다 내것 같고 뭐하나 부러울것 없고 안묵어도
배부르고 그런 기분였다.
그동안 속타고 시집 식구들 보기 민망하고 아들만 있는
울 시누이들에게 약올랐든걸 한꺼번에 보상받은 기분였고...

내 눈으로 확인하기전엔 못 믿겠다며 해외근무중 귀국한 남편은
밤낮으로 아들 고추만 들여다봤다. 남편만 들여다 본게 아니고
나 역시 마찬가지.
방이 더우면 축 쳐지고 추우면 땡그랗게 주름져서 올라붙는
고추가 우째 그리도 신기한지...
쉬하고 싶을때 고추가 탱탱 불어서 크져 있는것도 신기하고 ...

고만고만한 울딸들도 심심하면 빙 둘러앉아 기저기속의 애
고추 들여다 보는게 일과였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당신들데로 우리집에 씨할 고추라면서
그렇게 좋아할수 없었고...
"딸이면 어때"
딸 낳을때마다 별 내색없이 웃기만 하고 내 듣는데선 절대로
아들타령을 안하든 남편이라, 옛날 장손하고 요새 장손하고는
사고가 틀리구나 생각했드랬는데 그게 아니었다.
휴가를 마치고 다시 근무지로 턴할때도 마누라는 뒷전이고
자기를 알아보도 못하는 아들만 들여다보고 그놈의 고추
못보는것만 아쉬워 했다.

아들은 진짜로 나무 자라듯 병치레 없이 무럭 무럭 잘도 자라줬고
내가 퇴근해서 유모차 태워서 델고 나가면 모두들 한마디씩
입을 뗄 정도로 인물이 좀 훤했다(자랑이 됐슴 죄송함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애 한번 쳐다보고 내 한번 쳐다보고는
"진짜 얘 아즈매가 낳은 아들 맞수?"
"그럼 내가 낳았지. 누가 낳았어요?"
"응. 그럼 지 아빠가 인물이 좋구먼"
" ??? "
그래도 난 항개도 안 섭섭했다.
개천에 용났다는 소리도 무지 듣기 좋앗다.
딸 낳았을때하고 집안 사람의 대우부터 틀렸다.
이게 한국적인 종가집 뿌리깊은 사상인가?
남편에게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들 낳았다고 수고 했다며 요즈음은 꿈도 못꿀 과분한
선물을 그때 받아봤고 하고 싶은건 그때 다 해봤을정도로
아들 낳은후가 나의 전성기였다.

애가 넷이다 보니 집은 완전 고아원이나 마찬가지였고
딸들은 서로 남동생을 업어보겠다고 진짜 애가 애를 업는
진풍경도 많이 생겼고....
돌아가며 업은 지동생 허리도 많이 넘겼는데(혹 나중 힘못쓸라.)
무거운 놈이라 업고 넘어지면 둘이 동시에 넘어져서
울어도 둘다 같이 울었다.
요새 하나나 둘 키우는 젊은 새댁은 상상도 못하겠자만
밥 묵다가도 울 아들이 쉬하고 싶다면 울 어머님은
밥그릇에다 애 고추를 바쳐서 쉬하게 했고 꼭 그게 보리차
색갈하고 같아서 멋모르고 울딸들이 먹기도 많이 했다.
찝찔한게 입에 들가서 오줌먹은 딸이 울기라도 하면 울 어머님은
머스마 오줌은 약 된다고 우는 딸을 나무라셨을 정도였다.

난 성격상 아들이라고 오냐 오냐 하지를 못한다.
먹는것도 같이 나누고 걸레질을 시켜도 같이 시켰다.
(이건 지금도 울딸들이 가장 점수를 많이 주는 부분이다)
우리집안은 좀 가부장 제도가 강해서 그걸 깨트리기 위해서도
심부름은 딸들 재쳐두고 무조건 아들에게 시켰고 그러다보니
나중 다 자라서도 으례 심부름은 이놈 차지가 됐다.

6살때 포경수술을 시켜줬는데 그날도 엉거추춤 걸어서
집에 들어와서는 그것도 자랑이라고 지 누나들 보고
"누나야. 이거봐라. 내 고추 깟다"
"어디 어디?"
지 누나들 ?아나오니 바지를 훌렁 벗어 내리고 반창코 붙친
고추를 보여주고 지 누나들은 신기해서 요리 조리 살펴보고...
시실은 나도 무지 신기했다.
{요즈음 같음 이것도 성희롱인가?}
지 할아버지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똥강아지 고추 한번 따묵자"
이러면 이놈은 어디서건 훌렁 바지를 벗었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고추끝을 슬쩍 쥐어보곤 입으로 가져갔다.
"아이구 마싯다"
이걸 시아버지 돌아가신 궁민학교 6학년까지 했다.
맨날 우리집안 씨할 고추라고 그리도 좋아하셨다.

중학교때도 막내 근성이 남아있어서 누나들 있는데도
팬티만 입고 왔다갔다 했고 지누나들도 예사로 봤는데
어떤땐
"누나야. 울 반애들은 겨드랑이에 날개가 다 나든데 난
왜 안나지?"
그런 질문을 심심하면 했는데...

고등학교 딱 들가드니만 키도 쑥쑥 자라버리고 겨드랑이에
날개도 나고 고추에도 날개가 낫는지 지 아빠랑 목욕가는것도
피했다.
암턴 중3때까지 내가 그놈 목욕을 시켜주느라 고추를 봤는데
(애비하고 목욕을 가면 때를 팅팅 불려 왔다)
그이후엔 아직 본적이 없다.
우째 변했는지 궁금 시럽지만 볼 재주가 없다.
아마 영원히 못 보리라~~~~
고추. 고추, 고추가 뭐길레....


꼬랑지: 님들 제홈 놀러 오세요.

나의복숭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