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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ruddl 2003-03-03


그 여자는 밥을 한번에 아주 많이 먹습니다.

그리고 씹는지도 알수없게 목구멍에서

꿀~꺽 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리도록 밥을 먹습니다.

한번 밥을 먹으면 언제또 밥을 먹게 될런지 몰라서...

그러기 시작했다는...

아주 어렸던 다섯살의 기억이

이젠 60이 다된 그녀의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스크림,과자의 달콤함 보다는

한그릇의 수북한 밥을 더 사랑했던 그녀...

지금은 밥을 못먹을 만큼의 가난에서는 벗어난 그녀..

그래도 그녀는 밥을 많이 먹지 못합니다.

신은 그녀를 참 싫어한 모양입니다.

밥을 많이 먹지 못하게 하는 몹쓸 병에 걸려

밥을 앞에다가 놓고도 쳐다보며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구원의 눈길로 다른이들을 쳐다봅니다.

나 제발 밥 먹게 해달라고...

차마 먹으라 말도 못하고..

먹지 말라 말도 못하는

또다른 눈시울들도 울고 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아이스크림을....

국물이 떨어질라

정신 못차리고 핥으며 말 시키지 말라는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아닌

눈물이 핑도는 이유는 뭘까요.

오늘도 그녀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 나 오늘 밥 반공기밖에 안 먹었다. 알지? "

평생을 먹을거에만 매달려야 했던 그녀.

이젠 목숨걸고 매달리지 않아도 먹을것들은 많은데....

이젠 그녀의 삶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