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적에
제일 싫었던 것이
어머니가 어거지로
강요하고 다그치는
일이었다.
싫다싫다 하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긴긴 겨울방학인 요즘
자주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이 많다.
공통적인 불만 사항이
싫다는데 억지로 하라고 요구하는 거란다.
사실 공부란 것이
저 좋아서 하는 넘이 몇이나 있겠나?
컴퓨터 오락이나 tv에 오래 붙어있는 것을 보면
우리 어머니처럼 부지불식간에 닥달을 하게 된다.
좀 위협적인 말까지 동원하긴 하지만...
하려고 마음 먹었다가도 엄마가 하라고 하면
더 하기 싫어진대나 뭐래나?
"그래, 너그들 잘났다."
"......"
"그래, 난 모자란 어미다!"
젊었을 적엔
티끌만한 약점이라도 잡힐까봐 노심초사 전전긍긍,
변명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괴변이라도 동원해 우기기 일쑤였는데...
이젠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난 원래 그렇다, 우짤래?"
아이들 셋 다
사리을 분별할 줄 아는 성품이지만
미리 주제파악하고 나오는 어미가 기가 막힌지
푹푹 한숨만 내쉴 뿐
달리 대처할 말이 없는 눈치들이다.
늘어나는 건 나이뿐만 아니라 빼짱인갑다.
진작 모자란 인간이라고 수긍하며 살았더라면
더 느긋한 마음으로 인생을 관조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지금이라도 깨달을 게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