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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의 식사


BY azo 2001-08-08

어제
복도를 지나다 커다란 벌레 한마리가
있는 걸 보았었다.
바퀴는 아니고 통통한 몸통이 발을 오그린채
뒤집어져 있었는데 관심이 없던 나는
그냥 지나쳐서 집으로 들어왔었다.
오늘 아침
출근하던 남편이 지나가다 그걸 보곤
풍뎅이라며 줍는 것이 아닌가.
더럽다고 만지지 말라고 하니까
나무즙을 먹고 사는 곤충이라 깨끗하다며
아이들을 보여주라고 들고 들어왔다.
설탕물 같은걸 먹여보면 살아날지도 모르겠다고 하며...
곤충채집 통에 넣고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나무 잎사귀에 꿀을 묻혀서 통에 넣어주었다.
꼼짝도 하지 않길래
나무 젓가락으로 움직여서 잎사귀 위에 올라가도록 했다.
그리곤 머리 부분을 조금 눌러서 꿀을 빨아먹도록 해
보았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입 부근을 움직이는게
아마도 먹는 모양이였다.
아이들도 잠에서 깨어 너무 신기해 하였고.....
오후에 다시 생각이 나서 들여다 보니
죽은 듯이 뒤집어져 있던 풍뎅이가
곤충 채집망을 기어올라 윗 부분에 붙어 있었다.
원기가(?) 회복 된 것 같아서
이번엔 풍뎅이 몸에 물을 좀 떨어뜨렸다.
비를 맞는셈 치면 될 것 같아서.
그리고 아이들은 설탕을 조금씩 더 뿌려 주었고.
저녁엔 좀 더 단단하게 통을 붙잡고 있는 걸 보니
정말 기운을 차린 모양이다.
아이들은 내일 보내주자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며칠 더 키우다 보내는게 좋을지
아님 빨리 돌려 보내는게 좋을지......
아빠가 먹이를 못 찾아서 빨리 보내면 죽을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아이들이 며칠 먹을것을 싸서 보내자고 한다.
--;;;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