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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18개월 아이에게 생굴을 먹여 장염에 걸리게 한 이번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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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91

바로 이맛이야~~


BY 바늘 2003-02-11

위를 보고 살아 가면 현재의 내처지가 비관스럽기 그지없고

눈을 내려 아래를 보노라면 그래도 행복함이 군데 군데 베어있다.

오늘 저녁만 해도 퇴근길 집으로 전화를 하니 고3 올라가는 딸아이 혼자 있기에 서둘러 귀가를 했다.

평소 딸아이가 좋아하는 매콤한 쫄면을 포장하고 김밥에 들어간 단무지를 싫어하기에 김밥 만드는 아줌마에게 특별히 김밥 한줄은 단무지 빼달라 주문을 하였다. 둥지안에 새가 짹잭이며 어미새가 물어다는 주는 먹이를 기다리는것 같아 총총 걸음으로 집으로 집으로~~

아침 출근 길에는 비가 안왔는데 저녁 퇴근길은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파트 입구까지 딸아이는 우산을 들고 마중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착하고 이쁘기도 하여라~~

딸아이와 우산을 받쳐들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둘다 맛있다 냠냠 거리며 사가지고온 것들을 먹어가는데

딩동~~

아들아이가 온것이다

문을 열어주니 마켓에 다녀온다며 양손에 뭔가를 그득들고 서있는게 아닌가?

어머 이게 다 뭐니?

장을 봐왔어요~~

뭐~ 장을 봐았다고?

네~~

아마도 열심히 쉬지 않고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더니 아들아이는 삼겹살에 매실주 한병, 게다가 웃음이 나왔던것은 솥뚜껑 삼겹살 구이판까지 사들고 왔던것이다 음식점에서만 보았던 그 용기를 직접 사들고와 거기다 삼겹살을 야무지게 굽는 아들아이~~

에구구~~

다 컷구먼~~ 매실주 한잔 건네는 아이를 보면서 이제 곧 휴학계 내고 군대 갈터인데 저것을 보내고 내 어이 살아갈꼬~~

꽃상추와 대파까지 채썰어 준비해온 꼼꼼한 아들아이로 인하여

오늘 저녁 행복에 한참을 일렁거렸습니다.

지극히 평온하던 집에 몰려온 먹구름을 대견하게 나름대로 빗겨가는 아이들이 너무도 이쁜 날이었습니다.

자식 키우는 재미짐이 넘치고 넘치던 저녁

그래서 힘들지만 팡팡 삶의 희망이 탱글거렸습니다~~

이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