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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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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곰단지 며느리


BY 보금자리 2001-07-31

밤새 비가 참 많이도 내렸슴다.
잠결에도 느낄수는 있었거든요.
빗소리가 예사가 아니었으므로.

울 엄니께 난 곰단지 며느리임다.
오녀름에도 두꺼운 솜이불 깔고 잔다고
집이 떠내려 가는줄도 모르고 잠만 잔다고(안떠내려 가는지 다 아는데...쩝)
집안에 물건이 없어져도 찾지도 않는다고
(울 엄니 물건 찾을때까지 아무일도 못하심다.)
내 머리띠 어디다 잃어버리고 우리딸 리본 머리띠(분홍색)하고있음
울 엄니 이방 저방... 장롱 밑에까지 뒤져서 찾아 오심다.

엄니 냅둬유~ 어디서 나오것쥬~
엄니처럼 쓸고 닦아도 복 달아난대유~

저도 예민으로 치면 한없이 예민하고,
소심으로 치면 한없이 소심함다.
한밤중 전화벨 한번울리면 벌떡 일어나고
남편 들어오기 전에는 잠 절대 못잡니다.
그치만 울 엄니랑 10년 살면서 터득한겁니다.
할일은 하되
성격은 곰처럼 유하게 살자.

근데요...
전 팔자인것 같아요.
결혼전 막내이모랑 같이 살았는데
엄청 깔끄미 였어요.
피나는 훈련도 받았구요.

절 아는 모든 사람들은
살림도 잘하고 음식도 잘할거라는데...
울 엄니 앞에만 서면 난 왜 작아지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