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76

가슴 에 너를 묻으며


BY juinju 2001-07-30

그 친구가 떠난지 이제 20여일이 지났다.

몇해전 살아있는 날들의 계획서에,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남아 있던 그녀가 ,
그래도 좀더 살아주길 희망 했건만 .
내일 퇴원 한다던 나와의 마지막 만남 후 싸늘한 얼굴로 만나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몇대 독자 이던가 알수는 없지만,
손이 귀한 집 며느리 기에 병원 에서 둘째의 출산을 만류 했건만 , 40살의 늦은 산모로 ,바라던 아들을 낳았건만 ,축하도 받지 못한체, 수술 후 부작용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 위험으로 중환자 실에서 생사를 헤매던 너를 보면서,
너무도 놀라 절규하듯 그 병원을 뛰쳐 나오던 날이 8 년이 지났다.
그날 이후
내가 두 아들을 쑥쑥 잘 낳았던 일이 얼마나 행운 인지를 알았다.

그 아이가 올해 초등 학교에 입학 했으니 ,
새 생명의 탄생을 위한 댓가 치고는 너무도 혹독한 아픔의 시간 을 치루고 있던 너,
합병증으로 얻은 신부전증 으로 일주일에 3 번씩 피를 걸러야 했던 너,
다 없애 버리다시피 잘라버린 장 때문에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던 너,
참으로 안타까워 볼수 없었던 너의 그 8년 세월은 나 에게도 너무도 진한 아픔 이였다.


너의 젊고 패기 발랄 하던 너 의 젊은날의 초상
많은 형제의 막내딸인 너의 기를 꺾을 사람이 없었지.
신학을 전공하고도, 마치 말괄량이 처럼 음악 다방의 DJ 로 부터,
신춘문예에 도전 한다며, 툭 하면 떠나던 여행길 ,
너의 자유 스러움에 나는 늘 경이로움으로 널 쳐다보았었지.

어느날 문득
독신을 외치던 네가 11살 연하의 얼굴이 뽀아얀 새파란 청년을 데리거 나타났을때, 나는 놀라면서도 너 다움에 입을 다물 었었지,

그리고 ,
고생길 같은 그 신혼 살림을 시작 하면서 첫딸을 낳고, 신랑을 키우면서 (?) 그 당당함 ,
10년만 살아보고 다시 결혼식을 한다던 너, 결국 병을 얻어 수척 한 몸으로 다시 결혼식을 올렸던 너
처음 시작엔 불확실 했던 너의 결심 을 굳건히 하기위한2번째 결혼식
멀리 갈수 없었던 너희 부부를 위해 수원 석산 호텔에 방을 잡아주고,
난 돌아가 집에서 혼자 맥주 한잔을 했음을 넌 영원히 몰랐으리라.

일년이면 한 두번씩 주변 사람을 놀래키며 ,없어진 혈관을 인공으로 이식 하기위해 수술을 밥먹듯 하는 너를
바라볼 힘이 없어,
가끔씩 콧바람을 쐬고 싶다고 나를 찾았을때 ,
정말은 50% 거짓말을 했었다. 지방에 출장 중이라고 ,
그것이 못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용서해줘 친구야.

느즈막에 사업에 실패하여
다시 뛰는 나를 위해 그 아픈 중에도 염려 하던 너.
진심으로 내 마음속엔 <그래 빨리 돈 많이 벌어서 국내에서 못 고치면 미국이라도 가서 치료 할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어야 겠다> 고
마음 먹었던 진실을 너는 아는지 ,

생전 에 함께 있자고 하던 너에게 주지 못했던 시간 .
네가 떠나는 순간부터 네가 우리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시간은 불과 50 시간 밖에는 걸리지 않았다.

장제비 를 타기위해 너의 사망 진단서를 떼러 병원 에서 오는길에,
참으로 탄식의 한숨을 지었다. 그 많은 병력.
가는건 순간 이구나.
살아 있는 자들은 떠난 너를 위해 지금 잠시 바쁘고,
또한 너를 잊으며 살아간다는 고통 으로 개미들 처럼 분주히 살겠지.

그래 ,
아쉬움 이란 네가 건강 해져서 큰딸 미대 도 보내고 ,
내년에 입주 할 좋은 아파트 에 발도 못 들여 본 너의 그 긴 고통의 순간들이다.
고통 끝에 올 기쁨의 순간 들을 함께 하지 못한다는 긴 한숨.

이제 그 고통을 멈추고
하늘 나라 에서 곧 뒤 딸아 갈 나를 위해 좋운 자리를 마련해 다오.
왔다가 가는 전 인류의 공평한 조건 ,
단지 빠르고 늦은 차이 만 있을뿐.

약속이 지켜질지 알수는 없지만
남겨둔 너의 딸을 내딸처럼 가끔은 찾아보마.
자리가 잡혀 네 신랑이 새장가를 간데도 내가 이모가 되어
네가 남겨둔 아이 들을 찾아볼께.

친구야 .
마음 처럼 다 표현하지 못했고.
언제나 너에게 걱정만 끼치던 나를 , 이해하렴.
진심으로 너와 나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을 읽어주던 유일한 친구 였는데 . . .

이제 나 역시 외로움으로 너를 향해 갈것이다.
너의 그 불꽂같은 삶을 나의 가슴에 묻으며 언제나 기억 하마.
지금도 들리는듯 하구나 .
" 인주야 어디니?" 병원 치료를 끝내며, 상태가 좋아 어디론가 가고싶을때 나를 부르던 소리 .
이제는 들을수 없구나.
좀더 자주 함께 못했던 나를 용서 하며.
이제, 이제는 편안하게 길을 떠나길 바란다. 안녕 !


너를 가슴에 묻으며 인주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