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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에서 이렇게 환상적인 산행을......


BY 물안개 2003-01-28


2003년1월27일 관악산 날씨=눈
 
사당전철역-남현동 매표소(매표소 바로우측능선길)-관악체력단련장-
공터/체육시설-약수터-
헬기장삼거리-369안부(마당바위)-  559안부(삼거리)-
관악문-연주대-연주암-제4야영장-호수공원-서울대입구

우리들의 번개산행이 아침부터 내리는 비 때문에 취소를 하고
왠지 서운한 기분에 있는데 꽃사슴한테서 연락이 왔지요.
그냥 드라이브나 하자는말 창밖을 바라보니
 내리던 비는 눈으로 변하고, 
남편은 눈이 오면 관악산으로 가자는 말에  
꽃사슴부부와 우리부부는 배낭을 챙겨 전철을 타고 
사당역으로 향했어요.

남현동 매표소에 도착하니 문이잠겨 우리는 매표소를 요금 안내고
통과하였지요.(10시10분)
아마 눈이와서 매표소문을 안열은 모양이예요
공짜로 들어가는 기분도 괜찮더군요

매표소 바로 우측능선길로 접어드는데 눈이 많이 쌓여 발목까지
빠지는군요.
잔뜩 찌푸린 하늘에선 금방 그칠 눈은 아니고......
약수터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오르는 호젓한 등로는 마치 동화속의
꿈나라인양 인적이 드믄 오솔길은 모두 하얀 눈꽃세상.
도심속의 관악산에서 이렇게 많은 눈을 보기는 처음이였어요.

며칠전 태백산의 아름다운 눈꽃에 버금가는 그런 풍광이었죠.
소나무에도 작은 풀포기에도 소복히 쌓인눈은 그대로 그림엽서가되고
마치 우리들은 꿈속을 거니는듯 환상적이였어요.
발을 옴길때마다 들려오는 뽀드득 눈밟는소리 고요한 숲속의
정막을 깨트리네요.

인적도 드믈어 오름길은 우리가 전세를 낸것같더군요
헬기장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니 눈보라가 치기 시작했어요
옷깃을 여미며 하늘을 처다보니 그저 뿌연 안개뿐 보이지를 않는군요

마당바위를 지나 559봉삼거리에 도착 우리는 잠시 연주암으로
가는 우회길로 갈려다 전망이좋고 스릴이 넘치는 관악문코스로
접어들었어요.
군대군대 메어놓은 로프는 얼어서 미끄럽고 눈내리는 바위는
 우리들의 오름길을 거부하듯 연실 미끄러졌지요
한무개하는 저는 로프에 메달리는것이 문제였어요
오른팔은 오십견으로 자유롭지않고 내다리보다 높은 바위는 
밑에서 밀고 위에서 당기고 한참을 씨름하고서야 통과할수 있었지요.

마지막 위험코스인 쇠줄 난간을 잡고 도는코스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처서 시야를 가리고 아래는 낭떠러지 날씨가 좋은 다른계절에도
오르기가 거북한 이 코스를 남편의 보조아래 통과하니 연주대가
바로 코앞에, 가파른 오르막을 로프와 한바탕 씨름을 하고서야
정상에 올라서니 사방은 온통 뿌옇게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

연주대에서 연주암으로 내려오니 고요한산사 암자의 전각들이
하얀눈을 머리에 이고 소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에 한참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답니다.

우린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서울대입구로 하산하기 시작했어요.
깔딱고개에 올라서니 눈보라와 함께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을 뜰수가 없었어요.
눈은 점점 쌓여 아마 20쎈치는 온것 같아요.
많은곳은 무릅까지 왔으니.........

계곡길로 접어드니 산비들기 나무열매 쪼느라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제4야영장을 빠져나와 호수공원에 도착하니 그렇게 멋지게 뿜어대던 
분수대도 겨울나기에 들어가고 산까치들의 발자욱 하얀눈위에
멋진그림 연출하고......
매표소를 빠져나와 오늘의 산행을 마감했어요.
비온다고 집에 있었드라면 오늘 하루 얼마나 따분했을까?

이제부터 눈만 내리면 서울 근교 어느산이든 배낭꾸려 떠나야지
다짐해봅니다.
함께한 꽃사슴과 나뭇꾼 그리고 우리부부 멋진 추억 또 만들었네요
매주 지방산행만 하다가 모처럼 도심속의 눈산행 우리님들도
함께 했드라면 행복이 두배였을텐데.......
겨울이 가기전에 우리 추억만들기 많이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