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며 받아누리는 감사함 중에 가장 좋은 감사함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인적이 드물다는 것, 들짐승들의 발자욱 소리, 날짐승들의
노래소리, 폐부 깊숙히 들어마실 때마다 정신을 맑히는 공기 밤하늘
별들의 속살까지 다 드려다 볼 수 있다는 것 일게다.
바람이 차가운 날 일수록 별빛은 한층 더 맑다. 며칠 차가운 밤공기
와 시리도록 차고 높기만한 하늘을 쳐다보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았다. 죽도록 보고싶은 이들이 별이 되어 하나 둘 그 자리에 있을
꺼라는 억지일까..그래서인지 어느 나라 전설이든 사실처럼 믿고싶다.
직녀성은 거문고자리의 별인데 아폴론에게 하프를 배워 명수가 된
시인이자 음악가였던 오르페우스의 별이다. 전설에 의하면 그의
연주에 나무와 바위가 춤을 추고 맹수도 얌전해졌다고 한다. 그가
뱀에 물려 죽은 아내를 찾아 저승으로 가 저승의 왕 하데스를 하프
연주로 감동시켜 아내를 데려가라는 허락을 받았다. 그러나 지상으로
돌아 갈 때까지 아내를 돌아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긴 탓으로 다시
아내를 빼앗기고 만다.
그 후 다른 여인들의 유혹에도 무관심하다 미움을 사서 결국 죽임을
당하고 그의 시체는 산산조각이 나서 하프와 함께 강물에 던지우고
하프는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었고 신들의 사랑을 받은 오르페
우스는 영웅들의 사후 안식처인 엘리 시온이란 곳에서 하프를 탄다.
정말일찌 모르지만 직녀성 아래로 흐르는 은하수들은 마치 춤추는
듯한 흔들림으로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한 화음으로 노래를 하는 듯하다.
사람의 음성이 성대를 건드리고 목젖을 지나 구강내의 연구개 , 경구개
등을 치고 다시 비강과 두개골을 울림으로 소리를 낸다. 현악기 역시도
줄의 길고 짧은 비율에 따라 진동수가 다르며 소리 역시 다르게 난다
진동수가 다른 파장들이 서로 만나면 맥놀이나 공명과 같은 변화를
가져오게되고 이 사이에서 조화와 부조화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 처럼
사람 마음의 얽히고 ?鰕暳?그렇지 아니한가싶다.
오감으로 느껴지는 것 말고도 얼마든지 靈영으로 느낄 수 있는 교감은
엄살스레 말과 글로 풀어 늘어놓지 않아도 느껴진다는 거 두려운일이다
하늘 어디쯤으로 부터일찌는 모르나 바람으로 새소리로 별들의 떨림으로
오고가는 알 수 없는 수 많은 파장들로 오늘도 내 곁을 스치는 그리운 이
수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별처럼 박혀버린 그 모습 그대로 내게 남아있다.
할 수만 있다면 만나고 지는 모든이들에게 조화의 파장을 가져다 주는
영의 진동수를 갖는 사람이고 싶다. 오르페우스의 연주처럼 저승의 왕
하데스를 감동케하는, 온천지를 감동케 하는 연주자는 못 된다해도....
맥-놀이 (脈-) [맹-] (물리학) 진동수가 약간 다른 두 개의 파(波)가
간섭(干涉)을 일으켜 진폭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