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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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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BY 억새풀 (왕비마마) 2000-12-07

어제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었다.(12월 6일)

올해가 12 주년 되는 해이다.

어느덧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왔다는걸 새삼 느낀다.

작년에는 우리 신랑 장미꽃 한 다발을 사 들고 왔었다.

술이 한 잔 얼그레하게 취해가지고

남자 체면에 꽃집에 가기 멋해서 막내 제수씨한테 부탁을 하였단다.

내가 평소에 "나도 장미꽃 100 송이 한 번 받아 봤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하였던 터라,그래서 용기를 내어 사들고 온것이었다.

말로만 듣던 그 장미꽃 100 송이를 받아 보니 울 신랑 왜 그렇게

이뻐보이고 사랑 스럽던지!

그런데 우리 신랑 하는말

"재수씨가 시장 꽃집에 두 군데나 갔는데 그날따라

장미가 100송이가 안 된다나 어쩐대나~~~~~~

딱 99 송이란다 카드라"

차라리 가만 있으면 한 90 점이나 받을껄,아이구 ! 하면서

이렇게 웃어 넘겼다.

그리고 1 년이 지나 오늘에야 그때가 생각나 이렇게 한소절 적어본다.

아침에 친구가 시내에 볼일 보러 가는데 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고

하길레 그러자고 했다.

속으로는 오늘 결혼 기념일인데

이쁜 것 있으면 하나 사 갔고 와야지 하면서.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고,아니 별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르

겠고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 오후 늦게나 돌아왔다.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라고 말하면 ,축하한다고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하겠지만 왠지 그말도 하기 싫었다.

그렇다고 신랑 한테 어떤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는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무신경해지는것 같다.나이를 먹는 탓일까!

그렇다고 내 나이 아직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니건만.

그런데 우리 딸 오늘이 엄마,아빠 결혼 기념일이라고

나에게 조그만 향수를 선물해준다.

지 일주일 용돈 5000 원인데 거금3000 원을 투자를 해서.

너무 고맙고 이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미역국을 줬더니 울 신랑 하는말

"오늘이 결혼 기념일 이라고 미역국 끓였나?"이러는 거다.

자기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안다고 하는 뜻이겠지.

그래 나는 한 술 더 떠서,

"요즘은 결혼 기념일날 미역국 끓이고, 생일날 끓이고 일년에 두번

먹는기다."

그이와 나 조용한 아침에 기분 좋게 한번 웃었다.

저녁에는 울 신랑 12 시가 다 되어 들어왔다.

그이가 늦게 들어오는 때는 항상 수족관 불을 켜 둔다.

너무 컴컴하면 썰렁할까봐.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다.

"꽃 이라도 사 올라 ?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드라"

난 그랬다.약간 웃는 얼굴로.

"누가 뭐라 카드나? 됐데이"

이렇게 우리의 12 주년 결혼 기념일은 지나가고 있었다.

조용하게,아주 담담하게~~~~~~

다시 자리에 눕는다.

그러면서 스쳐간다.

(그래도 쬐끔은 서운하네! 내일 맛 있는거 사 달라 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