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었다.(12월 6일)
올해가 12 주년 되는 해이다.
어느덧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왔다는걸 새삼 느낀다.
작년에는 우리 신랑 장미꽃 한 다발을 사 들고 왔었다.
술이 한 잔 얼그레하게 취해가지고
남자 체면에 꽃집에 가기 멋해서 막내 제수씨한테 부탁을 하였단다.
내가 평소에 "나도 장미꽃 100 송이 한 번 받아 봤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하였던 터라,그래서 용기를 내어 사들고 온것이었다.
말로만 듣던 그 장미꽃 100 송이를 받아 보니 울 신랑 왜 그렇게
이뻐보이고 사랑 스럽던지!
그런데 우리 신랑 하는말
"재수씨가 시장 꽃집에 두 군데나 갔는데 그날따라
장미가 100송이가 안 된다나 어쩐대나~~~~~~
딱 99 송이란다 카드라"
차라리 가만 있으면 한 90 점이나 받을껄,아이구 ! 하면서
이렇게 웃어 넘겼다.
그리고 1 년이 지나 오늘에야 그때가 생각나 이렇게 한소절 적어본다.
아침에 친구가 시내에 볼일 보러 가는데 별일 없으면 같이 가자고
하길레 그러자고 했다.
속으로는 오늘 결혼 기념일인데
이쁜 것 있으면 하나 사 갔고 와야지 하면서.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고,아니 별 마음이 없었는지도 모르
겠고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 오후 늦게나 돌아왔다.
오늘이 결혼 기념일이라고 말하면 ,축하한다고
술이라도 한 잔 하자고 하겠지만 왠지 그말도 하기 싫었다.
그렇다고 신랑 한테 어떤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는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무신경해지는것 같다.나이를 먹는 탓일까!
그렇다고 내 나이 아직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니건만.
그런데 우리 딸 오늘이 엄마,아빠 결혼 기념일이라고
나에게 조그만 향수를 선물해준다.
지 일주일 용돈 5000 원인데 거금3000 원을 투자를 해서.
너무 고맙고 이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미역국을 줬더니 울 신랑 하는말
"오늘이 결혼 기념일 이라고 미역국 끓였나?"이러는 거다.
자기도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안다고 하는 뜻이겠지.
그래 나는 한 술 더 떠서,
"요즘은 결혼 기념일날 미역국 끓이고, 생일날 끓이고 일년에 두번
먹는기다."
그이와 나 조용한 아침에 기분 좋게 한번 웃었다.
저녁에는 울 신랑 12 시가 다 되어 들어왔다.
그이가 늦게 들어오는 때는 항상 수족관 불을 켜 둔다.
너무 컴컴하면 썰렁할까봐.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다.
"꽃 이라도 사 올라 ?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드라"
난 그랬다.약간 웃는 얼굴로.
"누가 뭐라 카드나? 됐데이"
이렇게 우리의 12 주년 결혼 기념일은 지나가고 있었다.
조용하게,아주 담담하게~~~~~~
다시 자리에 눕는다.
그러면서 스쳐간다.
(그래도 쬐끔은 서운하네! 내일 맛 있는거 사 달라 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