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어린 내 남동생은 덩치가 산만큼 크다.
키만 큰것이 아니라 덩치가 어딜가도 밀리질 않는다.
고등학교때까지 유도를 했던 몸이라.......
어디든 데리고 다니면 꽤 쓸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까...(ㅋㅋㅋ)
지금 덩치를 보면 아기때부터 우량아일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놈 어린 시절을 생각하노라면
언제나 비리비리 어리버리였다.
솔직히 생긴것은 살찐 장동건처럼 생겼지만......
그렇게 덩치큰놈은 어렸을적 무지 골목대장은 커녕
날 " 언니, 언니" 하면서 쫓아다니곤 했는데....
얼마나 그게 창피하던지......
어디라도 놀려고 나갈라치면, 두손 서로 엉겨주시면서,
손놓지 말고, 동생 꼭 데리고 다니라는 엄마 말씀만 아니였다면,
그당시 동그랑 딱지가 아마 좋은것이 10원인가 할때였다.
나는 상당히 지금도 남자같은 성격이라, 동그란 딱지뿐만 아니라,
네모나 딱지도 잘 접고, 동내에선 여자 두목쯤 할때였다.
아빠 구두를 아침에 닦아서, 받은 용돈으로 이 누나가 다른것도
안사고 그 동그란 10원짜리 딱지를 갖은 폼 다내며서 사줬건만,
세상에 10분도 안걸렸을것이다. 그걸 홀딱 다 잃고 온것이다.
으이그......
울면서 들어온 동생에게 딱지 딴놈 누구냐고 마구 따져서,
그놈을 찾아갔는디, 세상에 나보다 더크고, 나이도 윗선배였다.
동그란 딱지 한장을 어찌어찌 구해서 그 애한테 가서,
동그란 딱지 손가락으로 쳐서, 멀리 날아가는 것이 이긴 게임을
하쟈 했다. 그애도 여자애라서 날 만만히 본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라.....
한 백장은 족히 넘을 그 동그란 딱지를 내가 단 한장으로
다 따버린것이다. 푸하하?~~~~~~~~~
날 물로 보지 말란 말야......
그날 저녁 그애랑 그애엄마랑 와서 딱지 달라고 엄마한테 야그를
했는데, 우리 엄마 다 주라고 난리가 났다.
하지만, 그게 어찌 뺏어온것도 아니구, 정정당당히 게임을 해서
얻은것이라, 골목대장인 나의 이미지도 있고, 절대 주지 않았다.
엄마도 모르게 그당시 담들은 제대로 된 담이 없고,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기에 다 쓰러져간 담벼락 사이에
그 많은 딱지 다 넣어두고 나 몰래 가서 갯수를 세워보고
혼자 베시시 웃던 생각이 난다.
그날 남동생은 나에게 충성아닌 충성을 맹세했고,
떡하니 어깨에 힘주면서, 누나아닌 누나 노릇을 했고,
남동생 부려먹기를 하인 부려먹듯이 했으니.....
그렇게 비리비리한놈이 너무 커버렸다.
얼굴한번 보려면, 목아프게 하늘을 봐야하고,
마구 잔소리라도 할라치면, 아주 가소롭다는듯이 웃어버린며
자기방에 들어가버린면 끝이다.
하지만 동생아.....
지금은 그렇게 더 커버린 니가 맘에 든다.
막약 그때와 같이 비실비실 했다면......
세상에나 세상에나 생각하기도 싫어지는건......
살아계신 울 어머니 지켜줄 놈이 너하고 나밖에 없으니
다행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