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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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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의 일터에서는 (11)....폭 설


BY 동해바다 2003-01-14


한치 앞도 안보인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는 오후..
바닥을 적시면서 내렸던 눈발이 진종일 스노우 쇼를 벌리고 있다...

대설경보 내리고 있는 이곳 영동지방..
유리문 밖으로 펼쳐지고 있는 눈 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좌우상하운동을 반복하면서 ...속도 또한 늦춰졌다 빨라졌다 ...
함박눈과 싸리눈이 교대로 연출을 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끝없이 내리는 눈이라 사람들도 방콕하고 있는지 손님 뜸한 오후이지만
눈 내리는 모습에 그녀는 심심한 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게 앞을 벌써 몇 번을 치웠는지 모른다...
치우기가 바쁘게 쌓이는 눈들....
굽어진 등허리에 눈이 쌓이고  머리에도 눈이 쌓인다..
졸지에 그녀는 눈사람이 되고 만다....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여전히 좋기만 한 눈...눈....
내리는 눈만 보면 마음이 들뜨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으니....
겉모습만 변했을 뿐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하나도 거슬릴 것이 없다

걸어가던 여학생 둘이 쌓인 눈을 똘똘 뭉치더니 눈싸움을 시작하면서 
뛰어간다...
예쁜 모습들에서...하얀 눈덮힌 교정위...
친구들과 눈싸움하던 날이 스치운다...

벌써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나...
도데체 어디로...어떻게 먹은 걸일까....항상 그자리 같기만 한데....

눈 내리는 모습에 옛추억을 떠올리다 눈을 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도 멍청히 보고만 있다가 뒤늦게 인사를 한다.

40대 동년배의 손님 두명....안면이 익은 얼굴이다..
아주 쉽게 바지 한벌씩 골라 사 가지고 나간다...

바톤을 이어 들어오는 손님...
큰 대로의 문구점 여주인이 딸과 함께 역시 눈을 이고 들어온다...
딸에게 이것 저것 입혀보더니 하나를 골라 계산을 하면서 이야기한다..

"이곳은 앉아서 밖의 정경이 다 보이네요"

자기는 바깥 풍경을 등지고 있어 자주 볼 수가 없다면서 부러워 하면서.....

그래.....
이 자그마한 공간 속에서....보이는 바깥풍경들...
특히나 오늘같이 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시야는 좁긴 하지만...
볼수 있는 눈과....그리고 귀를 즐겁게 해 주는 음악
여기에 책 한 권과 커피 한잔을 보태면 이보다 더한 행복감이 어디 있을까....

아...빠진게 있다....푸른잎도 보태야지....(이거 원 참....본업이 뭔지...)

그칠줄 모르고 내리 퍼붓는 눈....
저것이 푸른 잎이라면.....모두들 떼부자가 되겠지....ㅎㅎㅎ

또 한 손님이 머리 위에 눈을 또아리 튼채 들어 온다...

자....또 팔아야지...... 



** 이 글 쓸동안만 해도....좋기만 하던 눈이...
   쬐꼼 걱정이 됩니다....
   벌써 30센티정도 왔다는군요...
   산불에..홍수에...폭설에...
   웬 천재지변을 이렇게 겪는지.....
   아무일 없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