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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통행료 면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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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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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생각함 속에 열불나네.......


BY 나의복숭 2000-10-02

어제 아침이었다.
나의 영원한 물주 울 남편 출근 시켜놓고
유식해 지는 지름길은 신문 보는거라길래
뭐 힘든것도 아니다싶어 열심히 신문을 봤다.
뭐 별것도 없네.
걍 침대에서 이리 딩굴 저리 딩굴 X-ray 를 찍다가
세수하고 동동구리무 찍어발랐다.
그리고는 체력이 국력이다를 외치면서 집을 나섰는데
오메....차문을 열려니까 걍 열리는기 아닌가?
이놈의 치매끼가 발동을 해서 엊저녁 볼일보고 와선
걍 문을 잠그지도 않고 내렸는갑다.
뭐 없어진것도 없고 해서 햐~~~~~~울 동네는 후진데라
역쉬 도선생이 없나보다 생각하고 냅다 달렸는데...
중간쯤 가다가 울 아부지께 전화해야할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가방을 열었드니 저나가 없다.

엥? 집에서는 건드리지도 안했는데...
이리 저리 돌머리 굴려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어젯밤 전화하고 차에 두고 그대로 내린거 같다.

그다음은 길옆에 주차해놓고 시트 밑이랑 안찾아본데
없이 다 찾아도 없다.
혹시나 집에있나 싶어 다시 턴해서 돌아왔는데
역시나 없다.
눈을 열두번도 더 딱고 살펴봐도...
아이구 이걸 우짜지?
내 번호를 걸어도 전화를 아무도 안받는다.

몇달전에 멀쩡한 전화기 냉장고만큼 크다며
울 남편한테 땡깡 부려서 쪼맨한 folder 로 바꾸었는긴데...
애구 이럴줄 알았슴 안바꾸는긴데....
일단은 통화 정지 시킬려고 통신사에 전화를 하니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야 한다나.
하이구 울 남편한테 말 안할려고 하는데 남편 이름으로
신청을 했으니 청상 자수를 해야 할판이다.
애구 또 얼마나 띨띨한 여자라고 석달 열흘 씹필꼬?
할수 없지 뭐. 지은죄가 있으니까...

근데 어떤넘이 가지고 가서 이런담.
가만히 생각해보니 전화기만 가져가고 다른거 안떼간거
보니 좀 양심적이고 그나마 위안이 된다.
울남편한테 저나를 했다.

"여보세요" 음성이 좀 부드럽네. 히힛
"하이구 아저씨. 내라요"
이럴때는 표준말 사용하는거보다 경상도 말이 훨씬
잘 먹켜 들어간다. 내 경험에 의하면....도사 다 됐지뭐.
아저씨는 내가 울 남편 웃길려고 부르는 애칭이다.
"아침부터 왠일이야?"
"있잖아요. 바빠요?"
"바빠도 전화받을 시간은 있어. 왜?"
말을 할려니 빈대도 낮짝이 있다고 그 무지 미안네.
에라이 모르겠다.
애처가란 최수종하고 영화 촬영한다고 생각하지 뭐.
"있잖아. 내가 전화기를 잃어 묵었거든. 본인이 신고하래서...어쩌구"
끝에 소리는 점점 기들어간다.
"뭐? 언제 어디서 잃었는데?"
드뎌 음성이 한옥타브 올라간다.
"엊저녁에...."
"어이구 병신같이....어디서 잃었어?"
더 큰소리다.

우이씨 최수종 같음 저렇게 말 안할낀데....
글치만 대본이 저렇다고 생각하자.
"어디서 잃었냐고 묻잖아?"
그순간 얼른 잔머리를 굴렸다.
차에두고 잃었담 차문 안잠건거까지 말해야 하고 그라믄
전화기하고 그담 차문 안잠근 죄목까지 더 늘어난다.
안되지. 한가지 죄목도 저리 열내는데....
"어제 영희네랑 식당서 밥묵고 그기서 빠트린거 같든데
가보니 없드라"
"가서 확인해봤어?"
"당연하게 확인해봤지. 누가 주워간거 같드라. 인간들
심뽀가 참 드러버. 어느 인간인지 몰라도..."
(히히. 난 왜 이리 머리가 잘 돌아가지?)
"잘한다. 인간들 나무랄게 어딧노. 니가 띨띨해서 그렇치"
"그렇체? 나도 이런 내가 싫다"

"알았다. 끓어"
그리고는 탁 저나가 끊긴다.
우이씨 드러버 죽겠네.
최수종 역활 끝나고 하희라 역활 끝났다.

하루 종일 기분이 언짢았다. 전화도 있다가 없으니
왜 그리도 불편한지...
저녁에 남편한테 또 교훈적인 말 싫컨 들어묵고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서 애꿎은 맹물이나 들이키고
얼음 보송이 빠사 묵었다.
전화기는 혹시 모르니 한 2 -3일 더 기다려 보란다.
돌아올리 없지. 가져갈땐 탐나서 가져갔을테니까...
제발 아침에 신고했을때까지 전화나 많이 언걸어 묵은
양심있는 사람같음 좋겠다.
내 인제 오늘의 운세보면 내손에 장을 찌진다.
그기 잘 맞다고 해서 보다가 피봤다.
아이구 생각함 속에 열불 나네....


꼬랑지: 요거 하이텔에 올렸든 재탕글이올시다.
생활에세이에 올려야하는긴지 꽁트에 올려야하는긴지
해올해롱한데 우쨌기나 걍 올려봤심다.
사이버 작가란이길래 작가기분 쪼매 내고 싶어서요.
저가 이래 멍청한 50대 아지매올시다.
즐거운 한주 되세요.
안녕! 휘리릭~~~~~~~~~~~~>어디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