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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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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수 있는 우리집이 있어서...


BY 먼산가랑비 2003-01-10



쉴수 있는 우리집이 있어서...


지난 토욜이다 요즘들어 하루가 지루하고 우울하다 하고싶은 드라이브도 날씨탓으로 돌리고 하지못하고 있다 겁많은 내가 하필 눈이 많이 내려서 도로에 차를 끌고 나갈 용기가 없어졌다 미리 예매한 영화표 두장... 그이랑 둘이 지하철을 타고 극장에 간다 날씨가 하필이면 시샘을 부려 꽁꽁 춥다 바람이 어찌나 세던지 얼굴이 에이는듯이 쓰리고 얼얼하다 성의도 좋지.."이추운데 극장에가고.."하면서 투정아닌말로 궁시렁거리는 그이가 주머니에 손을 질끈넣구 곁에서 종종걸음이다 나도 덩달아 종종걸음에 어름박힌거리를 걷는것은 힘이 든다 다리에 한껏 무게를 실고 가니 말이다 그래도 나오니 상쾌하다 이렇게 표현하기는조금 날이 너무 추운건 있지만 이런 공기가 맑고 좋다 가슴깊이 호흡하니 폐깊숙한곳까지 찬공기가 들어가는듯하다 머리속도 상큼하다 멍멍하던 가슴도 머리도 찬바람에 그냥 맑게 새롭다 작년에 일편을보고 감동적인 화면이랑 배경이랑 볼거리가 있던 영화 반지의제왕 시작부터 압도적인 화면앞에 내가 작아진다 울려나오는 입체 음향도 그렇구 거이 세시간여동안을 영화에 푹 빠져 든다 신비스런 풍경이며 장대한 전투장면이며 기이한 세계의 사람과 나무 집들... 모두가 새로운 세계속을 돌아다녀온 기분이다 다 보고나니 저녁이다 춥지만 우린 다시 늘가던 명동으로 간다 그 칼국수를 먹으로 가나보다 누가가자는 말이 필요없이 늘 그리로 걸어간다 언제나 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거리는 활기차서 참 좋다 젊은 아이들이 많아서 거리도 젊다 그속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가 그리고 행복하다 화장품이 없어 한세트를 사고 늘처럼 핸폰 지갑에 가득이 향수를 물씬 적셔나온다 그러면서 우린 둘이 쳐다보고 웃었다 아픈다리도 휴식할겸~사 겸사~ 추운 방황을 잠시 맥도날드에 가서 삼백원 아이스크림으로 여유를 부려본다 작은것에서의 행복 마음에서 의 행복 그것이 우리둘의 행복 가꾸기다 늘처럼 팔짱끼고 그길로 걸어 지하철로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추운공기 가득마시고 식힌 머리로 감동적인 영화 보고 오늘은 참 하루가 값지게 흐른거 같아 마음도 여유롭다 따스한 방에서 이렇게 누어 오손도손 .....주거니 받거니 맥주잔이 서로를 부딪혀 주면서 밤은 깊어만 간다 오늘은 하루가 바빠서 참좋은 날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사준 반지의 목걸이가 지금도 내손에서 반짝이던 오늘하루를 말해주듯이 빛나고있다 참 좋구나..!! 이렇게 편안하게 웃으며 쉴수 있는 우리집이 있어서... 먼산에 가랑비^^

쉴수 있는 우리집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