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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의 오진으로 에이즈 양성을 받는 남성의 사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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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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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나를 친구라 하고


BY 잡초 2003-01-08

" 어제 어디갔었어? "
" 왜요? "
" 오빠가 한참을 기다리다 갔는데 "
" 네? 오빠라니요? "
" 개인택시 하는 오빠 있잔아 "

풋~
웃음이 비져나온다.

해가 바뀌고 남편은 간간히 나를 출퇴근을 시켜주었었다.
날씨가 많이 춥다는 이유로...
언제 또 무슨말로 나를 마음상하게 할지몰라 오지말라고 했건만...
남편은 연락도 없이 식당옆에 차를 바쳐놓고 있었다.
이미 나는 선약이 있었는데...

동료와 나눌말도 있었고
배도 또한 너무 고파있는터라 남편에게 말을 하고 일하는 식당위층에 있는
고기집으로 향했다.
삼인분의 고기를 시켜놓고 밥과 소주두병.
나누어 마시고는 남편의 차로 집에까지는 왔는데
남편은 나를 내려줌과 동시에 함께 있던 동료를 태우고는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다.
남편의 집으로 가기위해서..

이튿날 출근을 하니 동료들의 말이 분분하다.

" 오빠는 무슨오빠~아 애인이지? "
" .... "
" 에이~ 남편이겠지 "
" 아니야. 아무리 부부라지만 어쩌면 그렇게도 둘이 닮았냐? "

그들은 서로 내 남편을 두고 애인이라는둥 오빠라는둥 남편이라는둥...
당사자인 나를 가운데 두고 실갱이가 한참이다.

그저 아무말 없이 멀건히 그네들을 바라본다.
그사람은..
내게있어 무었일까?
그리고 무엇이었을까?

생각중에 그네들이 나를 흔들어 확인받고자 다그쳐 물어온다.
" 말해봐 누군지 "
ㅎㅎㅎㅎㅎㅎ
" 오빠지? "
" 아니예요 "
" 그럼 애인이야? "
" 글쎄요. 애인이라.... 아닌거 같네요 "
" 아닌거 같다니 그럼 남편이야? 하긴... 애인치고는 너무 나이가 많은거 같더라 "
" 뭐가 그리도 궁금하세요? "
" 에이구~ 어서 말해봐 우리 일해야 하니까 "
" 그냥... 친구예요 "

멀뚱한 표정으로 그네들은 나를 바라보고
난 서둘러 앞치마를 두른다.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마루걸레로 바닥을 닦으며
하염없이 생각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남편은...
그랬었지.
남편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는 만나줄수 있다고.
친구는 해도 남편은 하기싫다고.

나와 통화를 한후의 최근 수신이름에서..
친구영.
나는 남편의 친구가 되어있었지.

푸쉿~ 푸쉿~
바람빠지는 풍선에서 나는 소리처럼...
나는 그렇게 혼자만의 웃음소리를 내본다.

남편은 나를 친구라 하고
나는 남편을 무어라 해야하는건지...
그냥 그네들에게 말했던것처럼
' 친구! '
라고 생각하며 친구라는 호칭을 써야하는걸까?

엊그제도 그랬었지.
오지말라고 했는데 그여 와서는
조수석에 손님을 태운채 남편은 나를 그리 불렀었지.
" 야! "
여보도, 이화엄마도 그 아무것도 아닌...
그냥 야!
그게 아내에 대한 호칭일까?
아니면... 정말로 절친한 친구라서 일까?
친구간에도... 야! 라는 말은 그리 쉽게 쓰는게 아닐텐데..
내게도 어엿한 이름이 있고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씁쓸함이
나를 참으로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