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 무덥던 여름도 이 추석무렵이면 다들 긴팔로 갈아입는 게 계절은 어쩔 수 없나봐요
매미가 극성으로 우는 한여름에 덥다고 짜증이라도 낼라치면 아빤 그려셨어요
'매미가 울어대면 곧 시원한 바람이 불게다.조금만 참아라 가을이 올테니'
올해는 유난히 매미가 많았어요.
아파트 방충망에도 여러마리가 붙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어렸을때 일손이 모자라 나이가 어린 나까지 밭에 나가 김이라도 매려면 호미질속에 상처나 잡초와 함께 딩구는 매미의 애벌레가 불쌍하다면서 매미의 생을 이야기 해 주셨던게 기억나네요
오랜 준비와 짧은 생-
어젠 비가 많이 와선지 아이가 긴팔 옷을 달라고 조르는데
반팔옷으로 그냥 입혀 보낸게 마음에 걸리네요
찾아서 다려야 되고 잠깐 스친게 귀찮은 생각이 있었거든요
아이가 훌쩍 컷어요 봄에 입던옷이 아마 한참 올라갈것 같거든요
추석 지나고 아빠 생신이네요
엊그제는 백화점에 갔다가 거기에 먹음직스런 명란젖을 보곤 아빠 생각했어요
계란찜도 그걸넣고 하면 좋아하시고...
여자인 내가 아빠 닮아서 어깨도 넓고 다리도 굵다고 투정이라도 할라치면 그래서 건강하지 않냐고,제일 이쁘다고 그러셨어요.
추석지내러 시댁 다녀와서 아빠 뵈러 갈께요
마음은 아빨 잊지못하는데 생활이 늘 붙잡거든요
올해 처음으로 아빠 안계신 추석맞으실 엄마께 이따가 전화라도 해야겠어요.
올해,새 달력으로 정리할 때만 해도 이렇게 쓸쓸해 할 줄 누가 알았나요.
편안하세요.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