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창가로 다가선 헬리콥터 굉음에 놀라 방에서 조르르 달려와 보니 KBS 보도 헬기가 떠있는 것이 아닌가?
어머 왠일?
관악산을 옆에 두고 이 고지대 재개발 아파트에 입주하여 살은지 십년이 가까와 오는데 그런 그림은 처음 보기에 의아스럽기 까지했다.
무슨 일일까?
남편과 주일이라 성당에 가려고 집을 나서서야 사태가 예사 롭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집앞 도로는 휘어지고 산에서 내려온 토사와 나뭇가지는 도로를 시골길 소달구지 지나 다니는 그런 모양새로 만들어 놓고 차량들은 길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체 현상이 심각하였다.
조금 내려 가다 보니 방송국 보도 차량들 까지 있는걸로 봐서 폭우로 인하여 벌어진 재해가 심각 하단 것을 알게 되었다.
비는 계속 그 시간에도 퍼부워 대고 있었다.
나중에 전해 들으니 우리 아파트 바로 옆에 새로 신축된 아파트 차량 60여대가 폭우에 밀려 떠 내려가 밑에 있는 저지대 주택가를 덮치고 그로 인한 사망자가 10명이나 되었다고 했다.
오늘 아침 아이를 학교앞 까지 데려다 주고 오면서 그 참혹한 광경을 눈앞에 마주하게 되었다.
집들이 휩쓸려 가고 여기 저기 휴지처럼 망가진 차량이 영화처럼 그렇게 그자리에 놓여져 있었다.
짧은 시간에 집중 호우가 저리 무서울 줄을 몰랐다.
근처에 있는 미림여고 학생 하나는 어머니 손을 놓쳐 그만 그렇게 물속으로...
그리고 오늘 그런날들이 언제였나 싶을 만큼 화창함이 지금 우리집 거실안으로 가득 들어와 있다.
내가 이곳으로 처음 이사왔을 당시 아파트 밑에 자리한 재래 시장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을 가려면 올망 졸망한 집들이 내가 어릴때 보았던 그런 모습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60년도 70년도 30여년 전의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나무로 만든 평상에 밥을 가지고 나와 비벼 나누워 먹는 정 넘치는 곰실함도 있고, 부업을 하는지 전선줄을 엮어가는 아낙들도 있고, 펑퍼짐하게 마냥 편한 자세로 앉아서 김치 거리 다듬고 있는 모습도 종종 보여졌었다.
게다가 나팔꽃 다알리아 채송화 해바라기, 가을이면 들국화 까지 모양새 소탈한 화분에 때론 나무 사과 상자에 까지 어여쁜 꽃들이 알록한 모습으로 달록한 모양으로 그렇게 거기 어울어져 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올 소재들이 차고도 넘쳐 있었다.
바로 그곳에 말이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고 그래도 호호 깔 거리며 웃음 넘쳐나는 아래 동네에 엇그제 물난리가 난것이다.
오늘 얄밉도록 화창한 날씨가 놓여져 있다.
부디 부디~~
아랫동네 이웃들이 아픔을 저멀리로 하고 굿굿하게 다시금 일어섰으면 하는 바램을 보낸다.
그래서 평상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웃음 꽃 활짝핀 그런 풍경이 다시 그려지길 바라며 슬픔의 흔적을 잊고 오늘 처럼 이런 비바람 폭풍우 뒤 햇살이 찾아오는 것 처럼 모두의 가슴에 평온이 찾아들기를...
조금전 딸아이가 학교에서 하교하여 친구들이 목격한 이야기를 전하느라 정신이 없다.
쌀집하는 친구네는 창고에 쌀이 다 떠내려 가고 가스통이 떠내려와 폭발하여 가족이 참사를 게다가 친한 친구네 집으로 새벽에 흑투성이된 가족이 문을 두드려 나가보니 하룻밤 재워 달라고 했다 한다.
어떤 여자는 물살에 떠내려 오더니 세워진 차에 몸이 부딪혀 죽은듯 했다고 한다.
너무도 물질적으론 잘 살지는 못해도 너무도 정 넘치게 잘 살아가던 이웃들이 이번 수해로 입은 상처가 어서들 잊어진 옛이야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
오늘 태양이 왜 저리 얄미러운지~~~~~
불쌍한 영혼들이여 평화의 안식을 얻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