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아이가 분주히 내려온다.
어제 저녁 영화를 보러간다면서 아빠한테 용돈을 듬뿍 받고 싶다는
말을 하더니 일찌감치 내려온것이다.
잠이 덜깬 신랑을 깨우니 엄마한테 용돈받지 않냐고한다.
아이는 용돈은 용돈이고 아빠가 필요하면 언제라도 말하라고 하지
않았냐면서 내게 은근히 구조 요청을한다.
일상적인 가정의 모습이 연출되면서 잠깐의 소란끝에 아이는
빠이빠이를 하고는 횡하니 나간다.
그녀는 문득 시간의 흐름이 고맙게 느껴진다.
아마도 일년전이었다면 그녀는 아빠아빠하는 아이를 마냥 편한
마음으로 보지는 못했을것이다....
아이에게 일주일로 용돈을 주기 시작한 얼마후 아이는 그녀에게 용돈을 다 썼다며 용돈을 더 요구하곤 했으며 아이와의 관계에서 많은
부분이 조심스럽고 어색했던 그녀는 고민을 할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그녀는 아이에게 일주일간의 용돈이외에는 없으며 급하면 가불을 해주는 형식으로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해버렸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앞에서는 냉정하게 그녀만의 횡포를 실행해 나갔으며 가끔 신랑에게 아이 용돈을 주게끔했다.
한번은 아이가 학원갈 차비가 없다면서 같이 걸어가자는 말에 그녀는
씩씩하게 아이와 30분의 시간을 걸어갔었다.
혼자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잘못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지만 스스로 잘못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려버리고 말았다.
그후 아이는 가끔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녀에게
길들여지고 있었다.
가끔 야단을 치면 눈물을 뚝뚝 흘리지만 금방 명랑한척 하는
아이의 여린 마음에 그녀가 길들여지는 것처럼...
흔히들 자기 자식도 키우면서 밉고 힘들때가 있다는데
아마도
그녀와 아이에게는 시간이라는 선물이 아직은 더 필요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