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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24


BY 녹차향기 2000-12-01

저녁에 모방송국에서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있었어요.
우리 가족은 모두 둘러앉아 그 시상식을 지켜보았는데,
아이들은 신세대 가수를 좋아하고, 어머님과 저는 태진아가
나올 때야 비로소 흥겨울 수 있었어요.
어머님과 같이 그 노래를 불렀어요.
'사랑은 아무나 하나....'
손뼉도 쳐가며.

가수들의 요란한 의상, 현란한 안무, 또 뛰어난 가창력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나어린 청소년들이 '오빠,언니'를 외치며 좋아할 수 밖에 없을거란 생각을 했어요.
종일 공부에, 학원에 시달린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스트레스를 푼다고 해도 그걸 고운 시선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겠죠?
어머님은
'참, 보기 좋다. 난 우리아그들이 커서 저런 카수했음 좋겠다..'
하시며 진짜 너무 부러운 시선으로 그들을 보시는 거예요.
하지만 저렇게 화려하게 드러나는 모습뒤엔 피눈물이 쏟아지는 수고와 노력이 감춰져 있고, 노래가 끝났을 때 느끼는 고독과 허탈함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댄다는 것은 모르시나 봐요.

조금만 못해도, 조금만 상식에 어긋나도 도매급으로 매도되는 연예계인데 말이죠.
요즘 한창 말썽이 된 문제의 가수도 마찬가지겠죠.
그녀가 무명이던 시절엔 도대체 그깟 비디오에 누가 관심이나 쏟았겠어요?
다른 사람앞에 공인으로 나선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면에서 생각해 볼 때 우리나라의 연예계에 손꼽을 수 있는 몇명 배우들은 진짜 멋진 삶을 살다 가신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개그라고 불리우기 이전 시대, 몸으로 국민들을 웃겨야만 했던 그래서 어쩌면 젊은이들로부터 수준이 낮다고 매도된 코메디언 서영춘씨나 지금도 후배들을 생각해주시는 구봉서씨,
우리나라 영화의 장을 연 허장강씨, 김진규씨, 눈물 젖은 두만강의 김정구씨 등등은 지금에 비해 열악하기 그지없는 작업환경 속에서도 혼신의 불을 태우며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던 분들이죠.

살아가면서, 살아가면서
왜 고비가 없었겠어요?
부부간에 갈등이 생겼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자녀문제로 혹은 금전적인 문제로 많은 고민과 시련이 놓였겠지만 자신이 원한, 그리고 선택한 일을 몸바쳐 해 온 그분들이 없었다면 또 많은 것이 달랐겠지요.

오늘은 귀여움이 물씬 풍기는 싱그런 가수 조성모씨가 상을 받았네요. 두눈에 눈물이 글썽이는 듯 하더니, 앵콜곡을 멋지게 불렀어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면모를 그때그때 선보이는 요즘 연예인들은 '개인기'가 없으면 안된다죠?
그 방송을 보니 또 한해가 저물어가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있었어요.
12월 1일이잖아요.

30대이상의 기성세대들이 좋아하는 가수들도 많은 상을 타길 바라고, 또 그분들이 방송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쵸?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평생 정성을 기울이며 최선을 다하는 것...!!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야 더 아름답게 늙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런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주부의 일도 얼마나 위대해요.
전 오늘 아침 남편을 위해 양복을 꺼내 다리고, 컴퓨터로 몇개 문서를 작성에 프린터기로 뽑아주고, 식사를 준비하고, 구두도 반짝반짝 닦아주었어요.
그러면서 문득 주부의 손이 얼마나 위대한지, 만약 주부라는 사람이 집안에 없다면 어찌 남편과 아이들이 바깥에서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지, 주부들의 값이 무척 크게 느껴지더라구여.
그래서 제 자신 스스로에게 여러가지 일을 잘 해내는군...
하며 칭찬해 주었죠.
^.^;

주부님들! 만세!!
아줌마! 만세!!

만세 삼창을 크게 외치고 나머지 주부일을 해야겠네요.
피곤하신 하루였죠?
목 뒷쪽을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조금만 주물러 달라고 하세요.
피로도 풀리고, 애정도 눈처럼 포근하게 쌓일거예요.

참, 어제 탈색한 머리 성공적이었어요.
아이들은 제가 해줬었는데 워낙 머리가 검고, 염색한 적이 없어서인지
실패랍니다.
제 머리는 시어머님 땜에 역쉬~~~
함 보고싶으시죠?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꿈 꾸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