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진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는 그녀..... 그 공간 속에서 또 네모진 기계 속으로 들어가 네모 상자들을 마구 끌어낸다... 끌어 낸 네모들과의 만남.... 늘렸다 줄였다....죽였다 살렸다....반복하면서 눈과 손을 열심히 놀린다... 일터에서의 반은 컴퓨터와....나머지 반은 손님과의 마주대함....... 고되고 힘들어도 편안함을 얻을수 있는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한낮의 무료함에 이생각 저생각 펼쳐 보면서 가게 안으로 비집고 들어 오는 빛줄기를 쳐다 본다... 간판 위 눈 녹은 얼음 덩어리들이 따스한 온기를 받으면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해가 넘어 가면서 다시 얼 액체들.... 이 액체들도 증발되어 없어질 때까지 추위에 열심히 돌고 돈다.... 돌고 도는 인생.... 돌고.....돌고..... 눈꺼풀과의 전쟁을 한참 하고 있던 차에 들어오는 손님.... 손님이 아닌 이웃 가게에서 오픈한다며 떡을 가지고 들어오는 이었다. 건물주이면서 약국을 운영했던 사람이 태풍 루사로 인해 큰 수해를 입고 난 후 다른 곳으로 이전해 가면서 가게를 세를 주게 되었는데..... 한곳은 얼마 전에 아동복집이 오픈을 하고 나머지 하나는 우리와 같은 캐쥬얼 의류점이 들어와 오늘 오픈을 한 것이다. 잔뜩 긴장이 되었던 그 녀... 상권이 몰려 있으면 그만큼 잘 된다지만 그래도 라이벌 아닌가.... 가뜩이나 경기는 하락세이고 손님없어 불안하던 차에 마져 뺏기게 생겼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잘 먹을게요....부우자 되세요...."하며 보내는 그녀... 속으론......에구 우리보다 덜 되라 하며 내뱉었겠지..... 요즘 경기가 예전 IMF때 보다도 더 불황이라 한다.... 보통 심각한 지경이 아니다... 상점들이 문을 닫고 또 오픈하고....수도 없이 번복되는 주변의 일상사이다... 그래서 먹는 떡..떡..떡... 그 떡 속에는 희망이 부풀어 있었을 진대.... 불과 몇달도 못하고 문을 닫은 곳도 있고... 잘된다고 얼굴에 웃음 함박 지던 주인....개업빨 받은 지 얼마 지난 후부터는 다시금 울상... 힘든 삶과의 투쟁들이다... 오늘 떡들을 주변상점에 돌리면서 그들은 희망을 걸겠지... 살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에게 정말 돌아갈수 있는 희망..빛이 있다면 참 좋을텐데... 그 빛은 왜 쉬이 비춰주지 못하는 것일까.... 그제는 쭝국집 개업했다고 가져온 떡을 먹고 어제는....소주방 개업한다고 가져온 떡을 먹고... 오늘은.....라이벌 캐쥬얼복 집에서 가져온 떡먹구.... 떡....떡...떡.... 개업떡이든.... 잔치집 떡이든... 제사 떡이든... 떡을 좋아하는 그녀..... 실컷 먹고 나니.....오수가 밀려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