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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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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BY 잡초 2002-12-15

출퇴근 시간까지 하루 열세시간여를 난 밖에서 생활한다.
종종걸음으로 손님들의 시중을 드느라
하루 수십키로는 걷는듯 싶다.

오후시간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한 식당종업원 일이
어느새 한달을 넘기고 있다.
그 한달여 동안 내가 쉰것은 겨우 하루.

쓰러질때까지 버텨보자는 심산으로 막무가내로 그일에 뛰어들었건만...
조금씩 나는 지쳐가고 있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손님들을 이리저리 모셔놓고 써빙을 하고
썰물처럼 밀려간 손님들의 빈상을 치우다 보면
자꾸만...
상을닦는 내 손질이 헛손질이 되어간다.

허적허적...
걷는 내 걸음도 마지못해 한걸음씩 떼어놓고
들어올리는 철판의 무개에 입술이 앙다물어진다.

휘청~
잠시 어지럼증이 나를 몰아붙이고
주인이 눈치챌새라 한쪽 상 귀퉁이를 힘주어 잡아본다.

죽을힘을 다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입은 바짝 말라오고 이마에는 진땀이 끈적인다.

자꾸만 타는 갈증을 생수로 채우고
허허로운 웃음으로 난 연신 꺄륵 거린다.

말을해도 웃음을 웃어도...
내 귀에는 왜 그리도 설게만 느껴지는지...

내 한계는 이것뿐인가?
보란듯이 씩씩하게 살아보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여기서 이대로 주저앉을수는 없어 간간히는 화장실에 들어가 남모르는 눈물을 흘려도
오뚜기처럼 일어나고 또 일어났었는데....
오늘은...
많이 힘이든다.

" 힘들지? 애?㎨?"
따뜻한 한마디만이라도 들었으면...
" 힘내, 조금만 힘들자. "
진심어린 위로라도 받아봤으면...

힘들고 지친몸 겨우겨우끌고 집에 돌아오면 반겨주는것은 강아지뿐.
아이는 이미 잠이들어있다.
인기척이라고는 전혀없는 집안에 들어서 오두마니 서 있다보면
어느새 내 눈자위는 뜨거워진다.

누굴위해 이리 살아야 하나?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만 하나?
내게 정녕 희망은 있는것인가?

육신은 지칠대로 지쳐가고
마음의 병은 이미 깊을대로 깊어졌는데
무엇에 나는 희망과 꿈을 걸어야할까?

차라리...
이 모든 번뇌에서 벗어났으면.
차라리...
몸과 마음.
모두 편한 세상으로 갈수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