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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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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캐한 연기를 맡으며......


BY 유키 2001-07-12

연기냄새를 맡으며..

오랫만에 비가 멈췄다.

쓰레기통을 비워서
소각장으로 가지고 가 불을 질렀다.

칙칙한 날들마져
불과 함께 날아가는 기분이다.

비가 온 연후라,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어
내머리 속도 개운하지가 않다.

불을 놓으면,좀 사그라 들줄 알았는데....

매캐한 연기가 마당 가득하게 깔린다.

쓰레기가 타는 동안
옥수수밑둥에 있는 풀포기도 뽑고.....

이런 무료함에서 탈피하고 싶다.
..............................................................
문득,

내가 내 딛을곳을 잊어버린채로
우두커니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마당가에 서있는
외토리 야자수나무 한그루......

내리는 안개비를
흠씬 맞고 있는 모습이
나 자신과도 비슷함을 알고 측은해 한다.

어느새인가 새한마리가
마당을 가로질러 날아간다.

내 뺨위에
하얀 속사포를 쏜후 사라지고......

차가운 감촉을 느낀건
한참 지나서 .....

피할 겨를도 없이
내 속알이도 그렇게 온 것 같다.

한편의 예고도 없이.

이젠 내게는 비켜 갈 무엇도 없다.

구석에 내몰린 새앙쥐 마냥 ,
남은 건 오기 ,자존심뿐이다.

내려가다 내려가다보면
더 이상의 바닥도 없음을 안다.

이제 바닥을 차고 뛰어 오르자.

더 많은 세파가 몰려 와도
그럴 수록 더 강해지는 나.

제일 귀한 존재임을 되살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