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모두 벗어 던지고 싶습니다.
미움도, 시기도, 질투도, 성냄도,
증오까지도 다 내려놓고 싶습니다.
벌거벗은 나무는 자유롭습니다.
가지가지에 햇살은 가득히 쏟아지고
넉넉한 바람은 나무를 휘감고
춤을 추며 지나갑니다.
땅위로 떨어진 잎새들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쌓여있습니다.
사랑에도 색깔이 있다면 아마도
저 낙엽과 같은 색이 아닐런지요.
진하지도 흐리지도 않은 그 오묘한 색상.
너무도 포근하여 철부지 아이처럼
마냥 뒹굴고 싶어집니다.
모든 것을 버린 나무는 자유롭습니다.
연초록 손바닥을 내밀며 손짓하던 봄도
짙푸른 잎새로 욕망을 채워가던 여름도
끝을 알 수 없는 사랑에 안타까워 몸부림치던
가을도 이제는 잊었습니다.
겨울산은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그러하기에 산을 오르고 내리며
자신의 깊은 내면을 성찰할 수 있어 좋습니다.
버리고 또 버리고
마침내 찾은 평화입니다.
헛된 욕망은 벗어 던지고
오늘은 나무처럼 자유롭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자신을 괴롭히는 일임을 압니다.
나의 오만과 편견으로 상대를 난도질하는
그 일이 얼마나 끔찍한 죄악인지도 나는 압니다.
이제는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저 겨울나무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나면
밝은 햇살도 풍성한 바람도 온전히 내것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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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