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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리신 운명


BY 저녁노을 2002-12-04

하늘이 내리신 운명 

오늘은 항상 부모님 대신이신 큰오빠의 61번째 생신 날. 오빠와 나는 19살 차이로 정말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한 집안의 큰아들, 큰며느리는 아무나 되지 않는 사주에 있어야 하는 책임 있는 자리이기에 하늘이 내려 주신 운명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늘 일은 도맡아 해야하고, 무슨 일이든 책임감 있어야 하고, 동생들에게 베풀어야 하고, 집안일 있으면 척척 말없이 알아서 해야하는 큰아들의 고충 난 조금은 이해한다. 지금은 친정 부모님이 돌아가셨기에 한시간 반 거리를 오가며 집 돌보시고 자그마한 밭농사 지어가며 벼 수곡 받았다며 방아를 직접 찧어서 새 쌀 갖다 먹어라 갖가지 채소 심어 예쁘게 자라 맛나겠다며 가져가라, 있으면 다 나누어주고 싶어하고, 없어서 주지 못하는 마음 가진 오빠내외. 텅 빈 친정 집 가기 싫어 잘 찾지도 않으면 그 마음 얼른 알아차리고 "우리 집에 왔어 시간 있으면 놀러 와" 하신다. 일요일 아침은 시내에 사시는 형부한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처제, 큰오빠 올해 환갑인데 어쩔 거야?" "글쎄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샌 환갑잔치도 안 하잖아요" "그러게..시골 와 계시던데 점심이나 같이 할까?" "네. 그렇게 해요. 겨울방학 때 금강산이나, 중국 여행 보내드리고" "어 나중에 만나서 의논 해 보자" "네" 이젠 평균 수명이 늘어나 환갑의 나이는 나이도 치지 않기에 잔치도 열지 않는다 그러면서 함께 모여 얼굴이나 마주하며 점심이나 하자고 한다. 아이 둘 데리고 언니 집에 도착하니 큰오빠 내외 곧 뒤따라 들어오며 "고모야! 물김치 좀 담아왔다. 그런데 좀 짜네" "물 끓여서 부어 먹지 뭐" "그렇게 해. 빨리 온다고 마음이 바빠 소금이 더 들어가 버렸네" "다음주에 김장하기로 해 놓고 뭐 하러 또 김치는 담궈 오고 그러노?" "그땐 그때고.. 또 먹어야지.." "잘 먹을게" "통이나 잘 챙겨 줘. 우리 집 김치냉장고 통이니.." "알았어" 그 사이 또 김치를 두통이나 담아 언니 한 통 나 한 통 갖다 준다. "우리 오빠 생신이라고 선물 샀는데.." "언니는 가디간, 난 내의..." "아이쿠!~ 고마워라" "오빠가 주시는 것 반도 아니죠 뭐" "뭘!" "요번 겨울 방학 때 여행한번 갔다 오세요. 제가 주선 해 드릴게요" "허허 차암나" "그러세요. 우리 형제가 얼마인데 오빠내외 해외여행 보내 드려도 되요" "아니야" "오빤 가만히 계셔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우리 막내 덕에 여행 갈 수 있을라나? 허허허" "그럼요" 우린 초밥 집에 들어가 풀 코스를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형제간의 우애 나누었다. 저는 사실 오빠보다는 올케언니가 더 대단하다는 생각 늘 가지고 있다. 유산이라고는 시골 집 한 채 와 논 1000평이 재산의 전부인 아무 것도 없는 4남 2여, 육 남매의 장남에게 시집을 와 자신도 맞벌이하면서, 동생들 숙식과 공부까지 책임져도, 투정 부리지도, 욕심 내지도 않고, 그저 베푸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마음 가진 사람이기에.... 오빠가 아무리 하고 싶다 해도, 언니가 안 되요 하면 가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지만, 서로 의논 맞춰 동생들 잘 이끌어 가는 건 올케의 현명함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한 집안의 며느리 잘 들이면 그 집은 융성하게 번창 해 가고, 한 집안의 며느리 잘못 들이면 형제간의 우애 다 깨진다'는 말 빈말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지.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인성 좋은 사람을 제일로 친다는 것이 일리가 있는 것 같다. 언젠가 들은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은 인생의 절반을 성공한 것과 같다'는 말이 내 마음속 깊이 들어 와 잊혀 지지 않는 건 아마 고운 마음 가진 사람들이 내 주위에 많기 때문은 아닌지? 나 스스로 아직은 아름다운 마음 가진 사람들이 더 많기에 한번쯤 살아 볼 만한 세상으로 남아 있는 것 아닐까? 동생들 이 만큼 잘 살아가는 것도 다 오빠 내외 덕인 줄 알기 때문에 열심히 잘 살아야 할 것 같기에... 진정한 마음 담아 생신 축하 많이 해 드려야겠죠? ===chrick!~~초대합니다===

하늘이 내리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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