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또 한해가 가려나 보다. 어느덧 익숙함에 길들여진 계절들이 낯설은 계절로 인해 언제 그랬냐는듯 훌쩍 가버리면 .. 다시 또 낯설은 계절에 우리는 어느덧 익숙해져간다. 그런 모습 문득 바라 보면서 인간은 현실에 얼마나 충실한 존재..인지를 새삼 생각해 본다. 짜증스러웠던 순간들이 어느 날 문득 그리움으로 느껴지는 변덕스런 내 모습에서 난 언제나..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을 미워했고 겨울이면 차가운 바람을 미워했다. 그렇게 그렇게 미워했음에도 그리워하는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변덕스런 우리 삶의 뒷 모습을 몰래 들켜버린 기분이다... 분명 현실은 힘들고 고통스러움에도 어느덧 스치고 지나가면 그 순간마져도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니 말이다. 자신의 모습을 한번쯤 바라보라는 의미에서 계절은 또 그렇게 급히 오고 가는가.. 오늘만이라도 난 문득.. 스쳐 지나가는 계절의 골목길에서 잠시 차 한잔 마시는 여유로움으로 계절의 뒷모습을 멀리서나마 그렇게 바라보고 싶음이다.. 언젠가는.. 그리움들로 다가올 날들이기에.. 밤바람의 찬바람이 허락치않는 목덜미로 스쳐 다가올때면 머리는 순간.. 멍해지는 느낌으로 움추려 든다. 얇은 주름 사이 사이로 스며드는건 분명.. 찬바람이었건만.. 흰머리 사이 사이로 스며드는건 분명..찬바람이었건만.. 가슴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은 순간 회귀본능을 자극시킨다. 섬?할 정도의 기억력과 어렴풋한 기억력들이.. 적당히 뒤섞인 추억들이 순간 파도처럼 밀려온다. 때론 거칠게 때론 아련하게.. 수많은 기억의 아픔속에서 아스피린같은 망각이 진통을 완화시킨다. 세월이라는 진통제가 이렇게 고통을 잊게 해주니.. 그래서 추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는건지.. 그래서 추억을.. 그렇게 되돌아 보게 되는건지.. 모르겠다.. 또 한 계절을 보내고 또 다른 계절의 골목길에서 서성거리며 쏟아지는 감정의.. 홍수 속에서 허덕이는 이 계절을.. 이 계절을.. 또 보내고.. 또 보내 주어야.. 되겠지... 계절의.. 골목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