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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21 - 아기 낳으면 10만원 드립니다.


BY 닭호스 2000-11-30

“아기를 낳으면 10만원을 드립니다.”

전남도는 내년부터 농어촌지역에서 아기를 낳은 산모에게 10만원씩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키로 했다.

출산장려금 지급은 청·장년층의 급격한 감소로 농어촌지역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농촌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 지난
60~70년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을 강력 추진했던 시절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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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인구가 13프로나 감소하고 더구나 농어촌 지역은 42프로의 인구가 감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도에서는 1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농어촌 지역의 이농 현상을 줄여..활기찬 농어촌 만들기에 일조를 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었다...

참 웃기는 발상이다.

첫째로, 출산당시에 주는 단돈 10만원으로 한 아이당,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억이 드는 애기르기를 사람들이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발상이 우습고..
둘째로, 설사 그리된다 치더라도 지금 태어난 신생아들이 나중에 애 낳으면 10만원을 받기 위해 어촌에서 어부로, 농촌에서 농부로 눌러붙어있을 것이라는 기가막힌 계산은 어디서 나오는가...


나는 정말이지 이 기사를 접하고 참으로 놀랐다.. 한 나라의 정책이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혀 질수도 있나 싶어서이다.. 얼마전에 뉴스에서도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선진국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높았던 적이 있었다...(그 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내가 아이를 낳자마자 주위에서는 둘째계획을 조심성없이 물어오는 경우가 있다..맏이에게 시집온 내가 첫딸을 낳자, 내가 둘째를 낳을것이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

둘째 계획을 물어오시는 분들에게 내가..

"저희 시댁에서는 아들을 딱히 바라시지는 않으셔요..다만 저희 시아버지께서는 형제는 많을수록 좋다시며 제게 아이를 자꾸 자꾸 낳으라고 하셨을 뿐이지요.."

하고 말을 하면, 그분들은 모두들 우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리시며..

"그 말씀이 더 무서운 말씀이시네.. 새댁 그게 그 소리야.. 새댁은 아들 꼭 낳아야겠네..."
하셨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은근히 겁도 나고 화도 난다...


이런 와중에.. 나의 염장을 지르는 기사가 두번이나 난 것이다..

첫번째는 우리나라의 출산률이 지극히 낮으니 우리나라의 가임여성들이 힘을 내서 아이들을 슴풍슴풍 자꾸만 낳아서 출산률도 선진국 수준에 맞춰달라는 당부의 내용이었고...
그 두번째는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전라도의 소식이다...

나는 앞선 다른 신문읽기 이야기에서 밝힌바와 같이 내 주위의 사람들중에서 애낳기 최단시간 기록 보유자이다.. 진통이 오고 한 시간 남짓만에 애가 나왔으니 주위, 임산부들은 그 비법을 알려달라고 성화고.. 또 어르신들은 이렇게 애 잘낳는 며느리를 둔 시부모는 과연 얼마나 복받은 사람들인가 하고 입에 침이 마를날없게 칭찬을 한다...


언젠가 아이를 낳고 얼마후 나보다 열흘 늦게 아기를 낳은 육촌동생이 전화를 했다... 그리고

"언니.. 살만해? "

하고 물어왔다...그러면서 그녀왈...

"나는 남편한테 이제 더이상 애 못 낳는다고 했어...그러니까 그 사람이 그래라.. 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너 그래놓구선 나중에 딴소리 할꺼지? 하고 물으니까..그 사람이 뭐래는줄 알아? 나중에 딴데가서 낳아오면 되지.. 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너 딴데가서 낳아오는건 존데.. 키워서 데려오라고 했어.. 나는 더이상 애 못 키우겠어..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애를 낳는 것.. 그것도 어렵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키우는 것이다... 자기 먹을건 자기가 타고 난다는 신조하에 애를 자꾸자꾸 낳는것에는 나는 반대다.. 물론 옛날에는 가능한 일이었는지 몰라도.. 요즘처럼 천문학적인 육아비가 드는 마당에 애를 자꾸 낳는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둘째를 은근히 바라던 남편 병규도, 지난달과 지지난달 직장의 사정이 안좋아서 월급이 제대로 안나오자 둘째 얘기가 쑥 들어갔다.. 자기 선배들이 벌이가 예전같지 않다고 앓아대는 소리를 듣자.. 이제 애는 그만이라고 자기가 더 야단이다...


그런데,, 이제 정작 내가 흔들린다...
백화점이나 길거리에서 애를 둘 양옆으로 끼고 걸어가는 중년의 아줌마들을 보노라면.. 달이 혼자만 키우면.. 나중에 달이가 다 크고나서 너무 적적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다.. 비단.. 동네 아줌마들이.. 그리고 시집을 먼저 가서 아들을 떡하니 낳은 친구들이...
"야.. 나중에 아들 없어봐.. 남편 꼭 바람피워서 아들 하나 봐온다.. 지금은 너네 신랑이 착하고 순해서 안 그럴것 같지.. 늙으면 아들타령 하다가 끝내 일저지른다구..."
하며 겁주는 소리를 들어서가 아니다...


어쨌든...
내가 불행한 시절을 살고있는 것만은 누가 뭐래도 사실이다...
우리엄마가 가임여성이던 시절에는 티부이 광고마다
"아들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라는 구호가 꼭 따라붙었다...
그리고 그 구호를 충실히 따라.. 우리 엄마도 나와 오빠, 두남매를 두었고, 우리 시어머니도 병규와 시동생 두 형제만 두셨다..

얼른 이 불행한 시절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중에 달이가 아이를 배고 낳을때쯤이면 다시...
"한 집 건너 하나씩...낳자."
는 구호가 티부이 광고 꼬랑쥐마다 달려나왔으면 좋겠다...달이가 당국의 출산정책이 바뀔정도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