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따라 길가에 빨간 단풍나무가
어여쁘다
그길 따라 가는 사람들은 다 마음이 어여쁘다
맑은 물이 여유롭게 흐르고
은행잎 노랑잎이 흩날리는 늦가을 언저리엔
쓸쓸함도 어여쁘다
만추의 섬진강가의 쌍계사
쌍계사 들어서는 길목에 늘어선 벚꽃나무엔
어느새 앙상한 가지만 바들바들
한두잎의 나뭇잎이 만추의 정치를 물씬 풍긴다
그래도 쌍계사 법당안 뜰엔
아직도 노랑 빨강의 잎들이 어여쁘다
법당안 부처님앞에 머리숙여
절하는 사람들의 그뒷모습은
어느 사람들 보다도 어여쁜 모습이 배여보인다
흐드러진 나뭇잎들이 수북수북
감나무엔 앙상한 가지에 주황의 주먹같은 감이
주렁주렁 앙상함 속에 풍요함을 어여쁘게 담고있다
고요한 산사의 선방엔
잔잔한 기운이 아무도없는 아무것도없는 무심을
불러 일으키고
법당안 여기저기엔 부처님의 자비가
그득그득하니 사심이 없는 마음으로
내마음 정연하니 어여쁘게 되버린다
스님이 주시는 차한잔을 마시면서
잠시 나마 일상의 현실에서 부딪쳐
아프던마음을 잊고서
서럽던 마음 어지럽던 마음을
무심의 마음으로 혼란한 마음의 지꺼기를
가슴깊이 깊이 마셔버린다
내려오는길목에 만은사람들도 다
고단하지 안코 평안한 모습들로 어여쁘다
나도 그들중에 끼어서 흩어진 가을이 아쉬워
천천히 그길을 걸어가고싶다
부처님 뜰안에서 자란 주먹만한 홍시감으로
마음에 가득 가슴에 가득 입안 가득
맑은 사람들 욕심없는 사람들을 대하고 나니....
참 좋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