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존경하는 친구...... 라고 다른사람들에게 소개를 하던 친구를 사랑하게된것은 어느 레코드가게에서부터 였다.
그 아이가 집어든 레코드의 제목은 The Beautiful World.
The Beautiful World? The world, beautiful?
사막을 걸어온 황량한 나에게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말 자체가 충격이였고, 아픔이였고, 도전이였다. 아름다운 세상을 집어든 사람과 함께하면 나도 아름다운 세상에 드디어 집입을 할수있다는 생각이 불연듯 들었다. 그때의 나는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아름다운 세상에 끼어들고싶을만큼 세상이 절박했다.
그리하여 세상은 아름다운척을 하고있었다.
나의 실수는 그 아름다운 세상이 무쇠로 만든 빵빵한 류가 아니고 유리로 만든 부실한 류인것을 몰랐다는것이다.
그 아름다운 세상이 산산히 깨어져,
이 세상 어디에서도 그 흔적도 주워 담을수 없게 되고,
나의 소중한 사랑이 더러운 집착으로 전락을 해버리고.
시간은 흘렀다.
대학원 마지막 학기,
당시 나의 전부라고 여겨졌던 고비를 눈앞에 두고
강제입원이라는 쥐약조치를 당했었다.
참 이상한것은, 이제 끝이야, 다 망해버렸어, 종쳤어, 를 중얼거리며 두 눈 꾹 감고 이를 악물고 끌려가는 나에게 홀연히 다가오던 자유로움.
이제
아름다운 세상으로의 진입은 물건너간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에 끼어들여보내야 할 나 자신에 대한 의무로부터의 해방감.
그 또한 기가막히게 시원했다.
시간은 역시 또 흘렀다.
창밖에 햇빛이 참 좋다.
사람들이 바쁘게 종종 걸음을 치고, 내 지갑에는 밥을 다섯끼도 사먹을수 있는 든든함이 있다.
먼지 잔뜩 뒤집어쓴 나무와 하늘이 조금씩 움직인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내가
아름다운 세상 한가운데 있다.
이제
속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