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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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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는 재미....


BY 쟈스민 2001-07-02

모처럼 일요일의 늦잠을 포기하고

분주한 새벽을 연다.

오늘은 일직을 하러 가는 날 ....

아이들을 위하여 김밥을 말고, 맑은 된장국을 끓이고,쑥떡을 쪄 놓

고, 간식을 준비하여 식탁 가득 한상 차린다.

늦잠이 없는 남편은 어느새 식탁에 앉아 두런 두런 마누라의 김밥맛을

보고.... 한 주 동안의 밀린 이야기를 막 늘어 놓는다.

"엄마 내일은 늦게 까지 자야지..." 하면서 토요일 늦은 밤까지

영화를 보던 아이들은 아직도 고운 꿈길속을 거닐고 있다.

덥다고 모두들 거실에 나와 자더니만, 주방에서 풍기는 고소한 참기

름 냄새에 잠을 깼는지, 아니면 엄마 나가기전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

건지 부시시 눈비비며 일어난다.

더 자라는 엄마의 만류에도 아이들은 일찌감치 잠을 떨치고

대들더니 덥썩 엄마 손 맛 김밥을 집어든다.

"음... 역시 맛있군!" 사랑스런 눈웃음이 매력적인 큰 딸애는

엄마의 통통한 팔뚝 만지기를 좋아하는 아이

늘 엄마에게 애교만점 딸이다.

주방에서 앞치마 두르고 일하는 엄마의 엉덩이를 툭툭 치면서

아이고 예쁜 우리 엄마......

"쪽쪽... 뽀뽀..."

늘 이런식으로 엄마에게 너무 좋아서 어쩔 수가 없다는 식의 애정표현

을 잘도 한다.

딸을 키우는 재미란 게 그런 걸까 싶다.

"나는 세상에서 울 엄마 김밥이 최고 맛있더라."

엄마의 김밥과 함께 오늘도 아이들은 즐거운 하루를 연다.

이 한몸 쬐금만 부지런 떨면 이런 즐거움이 있는걸

그동안 일요일의 늦잠 때문에 늦은 아침을 먹는 아이들 배가 좀 고팠

을 걸 생각하니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밥은 몇시에 먹고, 문제지 풀고, 집안 어지럽히지 말고,

동생이랑 싸우지 말고..... 등등

잔소리 늘어 놓는 엄마에게 알았으니 어서 가시기나 하라며

우리들은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아홉살 바기 큰 딸 아이,

손 대면 톡 터질 것 같은 통통한 볼을 하고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가

예쁜 우리 일곱살 바기 작은 딸아이,

엊그제 엄마 출근 할때마다 울고 불고 난리치던 그 아이들이

이미 아니었다.

한편 대견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했지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해 놓고 나가야 될 것 같았다.

물 기다리는 화분에 물을 줄고, 바쁜 정리를 마치고,

조용한 아침을 가르며 일직을 하러 간다.

왠지 시간 죽이기 같아서 영 시간이 아까웠지만

어쩌랴 그냥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뿐.....

하루는 참 길기도 했다.

엉덩이도 막 배기고, 좀이 쑤셨다.

흐릿한 날씨에 갇혀 있는 것 처럼 답답했다.

괜히 피로감이 몰려왔다.

아이들이 궁금해서 전활 하니 잘 놀고 있다 한다.

이제 그 아이들도 이만큼 엄마의 품에서 자꾸 헤어나려 하고 있는 듯

했다.

그 아이들이 언제까지 세상에서 엄마가 최고야 라는 말을 외치며

이구동성 엄마의 옆자리를 서로 차지하려 할 까 ...

그 때까지의 행복을 최대한 길게 맛보고 싶은 걸...

긴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와서 엊그제 새로 산 음반을 틀고

쇼파에 온 몸을 기대어 본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 자세로.... 왠지 그래도 될 것 같은 마음으

로....

하지만 눈에 띄는 집안의 모양새는 나를 더이상 편안하게 놔둘 수 없

게 만들고 만다.


그런데 왜 바람 한점 없는 거지 .... 마구 청소를 해대고

흠뻑 젖은 땀을 씻고 아이들과 달콤하고 시원한 수박을 먹어본다.


감미로운 음악에 스스로를 빠트리는 것은

여름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하지만 밀려드는 잠...

감겨오는 두 눈은 왜 그리도 무겁기만 한 건지....

아주 조금씩 엄마 품에서 떠나려고 하는 나의 아이들

더 많이 사랑해야지... 더 많이 안아줘야지....

그런생각 하면서 꿈길 여행을 떠납니다.

평화로운 나라로 가려 합니다.

오늘은 왠지 동화속 주인공이 되고 싶어 집니다.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