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오후 지루한 한나절..
나의복숭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고
하늘도 땅도
모두가 까맣게 타 들어가는
내 육신의 전율을 느꼈습니다.
어느 한 통신에서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 이름은 세례명 크리스티나.
13년째 암이란 친구와 동행해온
아직도 결혼이라는 것도 한번 해보지 못한 47세의 처녀..
모델처럼 키가 크고 얼굴은 해말쑥했지만
늘 우아한 모습의 자태를 간직하였던 그녀가
어제 오후.
너무나 힘들었던 인생 소풍 길을 접었다는 비보...
그녀가 암이란 병에서 힘겹게 싸워나가는
삶의 애환을 통신을 통해 토하였고..
우리들을 때로 참 많이 울리기도 하였지요.
동병상린이라고 했던가!
그녀와 나!
퍽이나 깊은 인연고리를 맺었지요.
서로가 힘들어함을 체험하기에
위로하는 메일을 늘 주고받곤 했답니다.
그러다가 한 40일.
방사선 치료 땜에 서울에 머물게 되었고..
서울에서 그녀를 자주 대하게 되었지요.
그 녀는 인생 중반을 넘은 나이지만
늘 아가씨답게 청아한 모습으로 나를 따라 주었고..
먹는 것에 힘들어하면서 함께하는 식사자리에서
‘라일락 언니와 함께 먹으면 무엇이던지 참 맛있어’라고 하던 그녀..
수술을 세 번이나 했기에
더 이상의 수술은 곤란하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지고
어쩔수 없이 진통제 먹는 날짜가 자꾸 댕겨지고..
엊그제 받은 소식에는
뇌까지 온 육신이 전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길면 한달이라고 했기에...
그녀와 나의 인연자락이 찢어지고 있다는 예감은 했지만...
이렇게도 빨리 그녀가 이승의 담을
쉽게 쌓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라일락언니 사랑해~언니 집에 갈게..’
불과 며칠 전에 대했던 그녀의 음성인데..
빨리 건강해서 여행을 하고 싶어 하던 그녀.
‘제일 먼저 라일락 언니 집에 갈 꺼야...‘
‘그래 그래라..꼭이다. 약속 지켜야 해..’
내 집 앞 바닷가 모래사장을 함께 걷고 싶다고
새끼손가락 걸면서 약속했던 그녀인데..
끝내
그 약속 지키지 못하고 우리의 끈 줄을 놓고 말았습니다.
짧은 순간에 긴 추억을 남겨 주고 간
영원히 잊지 못할 그녀!
지난 밤.
그녀 생각에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지금 손님들 앞에서 웃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너무나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티나!
어쩔 수 없이 너를 보내야 하겠지..
그래...
잘 가거라.
이승에서 그 힘들었던 모던 고통 이젠 다 털어버리고..
하늘나라에 가서 랑..
보고 싶었던 엄마 아빠 만나서
그동안 못다 받은 부모사랑도 듬뿍 받고 행복하여라.
티나 가는 저승 길목엔...
아름다운 장미 꽃잎 비 내려지고..
이젠
우리의 인연 줄 놓아야 하지만
티나 천사가 되어서 랑
우리 매일 밤 꿈길에서 만나자꾸나..
아~~~
사랑스런 나의 천사여!
편안히 잘 가거라...
그녀의 마지막 메일입니다.
퇴원해서 읽으라고 그녀에게 몇 통의 메일을 보냈는데
끝내 읽지 못하고 허공에서 지워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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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언니
내일 오시는 날이네요!
언니!
저 답을 즉시 해드리지 못함에 죄송스럽습니다.
당연히 아픔은 감수하지만 요즘은 위가 따끔거리며
약간의 통증이 있는 것 같아서 한 4일정도 되었어요!
그래도 컴퓨터를 대하면 아픔도 외로움도 다~잊고
그래도 위로를 받을 수 있는데 ...
인제는 자꾸만 강한 진통제에 저의 체력이 이제는
한계를 느끼는 것 같아요.
언니 ?
저는 언니가 해주신 그날 의 그 점심을 잊을 수가 없어요~~~
맛있는 콩나물 무침에 김치전, 에 너무나 맛있게
먹었어요
언니 저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었나 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오늘이 어제 잠깐 내린 비로 인해 날이 쌀쌀하여서 집에서
하루 종일 독서와 보낸 주일 입니다
언니.
늘 언제나 저도 언니의 그'상냥한 미소'와
저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잊지 않고
건강을 이겨내려고 '사'투중입니다
언니 저 역시 언니를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있는 것 아시지요?~!
라일락 언니? 남은 주일의 시간도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기도드릴께요
그럼 안녕히계세요 ~꾸벅~
'크리스티나 드림
사랑하는 언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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