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가 아프다. 지금도...
아침부터 아픈 아이를 들쳐엎고 병원을 서들러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밤새 열이 올라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아이와 씨름하던 몸덩이가 잘 말을 듣지 않는다.
텔레비젼에서는 퀴즈퀸을 하고... 그문제를 맞춰보는 정신은 있으면서도 내 아이가 우는 소리가 아득히 멀게만 들린다.
신랑이 신신 당부를 하면서 출근을 했건만... 마음속에선 얼른 채비를 하고 친정으로 가야지... 하는 생각뿐이다.
병원엘 다녀왔다.
으... 중이염은 계속 나아지고 있는데... 열감기를 앓으냐면서... 감기란 감기는 다 앓아보고 싶냐고 의사가 아들에게 핀잔을 주었다. 이제 만 8개월... 그놈이 뭘 알겠냐... 베실베실 속 좋은 척 의사에게 웃어주고 만다.
친정에 왔다.
엄마는 아주 할머니처럼 우리 아가에게 땀을 쭉 빼게 해야한다고 이불에 아랫목에 싸 놓으셨다.
난.... 모른척.... 정말 두달내내 고생이 말이 아니다.
내 아가도 나도...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모른척한다.
사실을 옷을 다 볏겨나도 시원치 않을 텐데... 그런데도 내 아기는 참 잘도 잔다. 고맙게...
나도 한잠을 자려고 하다가 컴 앞에 앉아 지금 이러구 있다.
정말... 요즘엔 어디든 가고 싶고... 생전 잘 읽으려 하지도 않던 신문이 읽고 싶고... 아마도 아이 덕분인가 싶다.
으그그그그...
차라리 여름철이 아이를 기르기엔 덜 따분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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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맙고 고마운 아이인데...
자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러면... 이러면 안되는 건데도...
하늘에 닿으려는 나의 자만 덕분에 내 아이가 더 아픈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젤 못생겼지만... 그래도 내 눈에는 정말 천사 같은 내 아이가 빨리 낳았으면 좋겠다.
주저리 주저리 머리속이 텅엉 비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