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5년 살고 이혼을 생각한다.
50년 살아도 바뀔 것같지않은 현실을 견디기버거워서.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고 나니, 내게 시련이 닥친 것이다.
사랑이 가득할 때 닥친 시련이라면, 조금 더 이겨낼 수있었을는지도 모르겠다.
내년이면 다섯살이 되는 둘째 녀석의 과잉행동증은 좀처럼 낫지않는 장해이다.
작년 4월부터 애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고, 교육받고, 계속 상담하고, 열심히 신경을 쓰고 있으나,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 현재의 모습이, 어디를 가도 1초를 앉아있지않는다.
지금 나의 일과또한 녀석덕에 잠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다.
월,수,금 3일 오전은 연년생 형을 유치원에 보내고 챙기고 나서서 수원에서 한시간 거리인 서초구쪽에 행동수정센터에 교육을 받는다. 40분에 3만원인데 여태까지 60분교육을 받고 한달에 60만원가량을 지출했다. 화, 목은 수원에 있는 언어교육원에서 언어교육을 받는다. 한달 교육비가 30만원이 채 안된다.
토요일 시간비니까, 현재 수영교육대기상태다. 순서가 돌아오면, 1년간 수영교육을 시킬 예정이다.
다행이 많은 교육비와, 차비등을 내가 집에서 무역업무를 재택근무로 받은 월급으로 충당을 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pc로 , 팩스로 늘 업무보느라 정신없다.
행동수정센터에서는 집에서 하도록 시키는 과제가 많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시키고, 등산을 매일 매일 다닐것을 권유해서, 날마다 한시간 반거리 약수터까지 둘째녀석을 데리고 다닌다.
큰 녀석은 학습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 집에서 한글은 가르쳐놓았더니, 올해초부터 매일 한권씩 책을 읽을 수있게 되었다.
저녁마다 꼬박꼬박 서너권씩 자기전에 꼭 책을 읽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너무 피곤해서 읽어주는 둥 마는 둥 저보고 알아서 읽어라고 시킬 뿐이다. 더하기,빼기나 과학쪽으로는 남자아이라 그런지 좀 강한 편이다. 큰 녀석은 하는 만큼 표가 나니까 마음이 훨씬 수월하다.
늘 둘째가 문제다. 혼자서는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고, 내 회사메일을 열어 답장 보내기 기능까지 손대는 녀석인데, 왜 이렇게 과잉행동이 심한지, 어딜가도 1초를 가만있지 못하니까 더더욱 언어지체도 심하고 발음도 엉망이라 무슨말인지 알아듣기도 어렵다.
겨우 저녁에 아이들 저녁 챙겨주고나서야, 방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릇씻고, 집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구석구석 대청소를 할 곳이 많은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쩔땐, 낮에 답장이 나가야 할 메일을 아이들 재우고 밤에 보내는 일도 빈번하다.
부산에 고향을 두고 남편직장따라와, 시댁, 친정 다 부산있는데, 몸이 안좋아도 부를 사람도 없고, 혼자서 끙끙거리기 뭣해서 남편에게 된통 바가지 긁기 일쑨데 그게 심했을까?
남편은 전혀나를 받쳐주지 못한다.
아니, 노력도 하기전에 나에게 질려버린 것같다.
내가 몸살나서 누워있으면, 물이라도 한잔가져다 줄법한데, 나몰라라한다. 5년을 그렇게 살았다.
1살 연하라, 결혼초부터, 내가 챙겨주고, 손발안가게 내가 다 하곤 했던게 화근의 씨앗이었던 것같다.
도저히 옆에 있는 사람 고통스러운 줄을 모른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정스럽게 놀아줄줄을 모른다.
어제도 김장이랍시고 배추10포기 담고 났더니, 몸살 났는데, 아이들이라도 데리고 좀 놀면 될텐데 내주위에서 아이들이 맴돌며 누워있지를 못하게 한다.
5년살고 깨달은 진실인데, 사랑은 무조건 주는게 아니라, 그것을 지혜롭게 가꾸어 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한 것같다.
결혼전 동아리 선후배사이였고,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아리에 간사역할을 했던 터라 학교에 한번씩 가면 후배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있었고, 선배노릇한답시고, 후배들에게 영화도 보여주고, 밥도 사주고 차도 사주고 했었는데, 그런 후배들중의 한사람이 현재의 남편이 된 것이다. 둘다 없는 집안이라 바라는 것없이 그렇게 결혼신고를 먼저했고, 식도 아이들 둘 낳고서야 올렸다.
결혼전에 현금카드에 백만원을 채워서 만들어줄 정도로 내딴에는 남편기살리려 애썼는데, 그것도 지나치면 남자를 망쳐놓는가보다.
현재 벤처회사에서는 능력있다고 하고 마음도 좋은 사람인데, 집에서는 천하의 게으름뱅이가 된다. 바빠서 집에 안들어오는 날도 있고, 일요일도 항상 출근인데, 어쩌다 집에 있으면 잠깐이라도 아이들 데리고 놀아주기를 바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울까?
둘째 녀석 때문에 나혼자 여기저기 백방으로 다니며 교육받고, 상담하고 사람구실 똑바로 하도록 애쓰는데 , 그 절박함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그래도 아빤데 그럴수가 있나?
이혼이 해결책은 아니지만, 그래야 내가 안 메달릴 것같다.
같이 있는 한 , 내 힘든 점을 계속 호소하게 될 것같고, 계속 매달릴 것같다. 남편아닌, 누구에게 내가 매달릴 수 있을 지 모르겠다만,
내가 정말 고통스럽고 힘들다는 점을 이해받고 , 위로받고자 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다.
한 지붕아래 살아도 이렇게 부모역할이 차이나는 걸까?
나는 지금 이혼을 생각한다.
그게 능사라고는 생각하지않지만, 바람막이가 되지못하는 남편이 옆에 있는 현실이 더 괴로워서 이혼이라도 해야 내가 버틸 수있을 것같다. 이를 악물고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