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한잎 두잎 떨구워지고 10월의 마지막 밤이 가고있다.
어느사이 자정이 훨 넘어가고 보는이도 없는데 홀로 켜져있는 TV에서 내용 모를 외화가 보여지고...
10월 30일 엇그제 그날은 나의 결혼 20주년 되는 그런날이었다.
퇴근후 터덜 터덜 집으로와 불꺼진 둥지에 불을 밝히고 아침에 부산떨고 바뻐서 그냥 두고간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저녁 준비를...
헌데 빈집에 홀로 있자니 다른날 보다 유난스레 왜그리 마음이 스산한지 밖으로 차를 가지고 나왔다.
마트로 가서 필요한 생필품 몇가지를 담고 그나마 북적이는 사람들사이에 동화되니 한결 기분이 전환되는듯 가벼워졌다.
그때 진동으로 놓아둔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딸아이었다.
엄마 어디?
응 밖인데 너는 어디니?
엄마 제가 멋진 케??사왔으니 어서와~~~
에구구~ 아마도 엄마의 심정을 헤아렸음인지 모자라는 용돈 절약하여 케?掠沮?사들고 왔나보다.
식탁에 올려진 케??
결혼 20주년 기념 촛불이 밝여지고 딸과 함께 둘이 그렇게 깊은밤 촛불잔치를 벌였다.
야속한 사람~
그래도 전화라도 한번 걸려올줄 알았는데 ...
날이 갈수록 왜이리 모든게 야속하기만 할까?
행동보다 말이 그사람을 앞서가게하고 나는 깊은 외로움의 길을 홀로 걷는다.
요즘 너무 회사에서 야근하며 무리했는지 가끔 어질거리고 마음도 몸도 지친다.
이렇게 세월이 가다보면 정말 좋은 날이 올까?
점점 어깨에 힘이 빠진다.
10월의 마지막 밤~ 어쩌자구 잠도 안오고 눈은 이리 또릿해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