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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6

덩달아 봉을 잡고


BY 물안개 2001-06-26

그곳에서 6개월 동안 심부름을 하다 중재자로 승진해서
나 보다 늦게 들어온 정 정희 라는 애와 죽이 맞아,

우리는 보증금 조금 걸고 월세 방을 얻어 자취를 시작
하였습니다.

정희는 그때 벌써 애인이 있었는데 일요일 이면 애인
과 함께 놀러 다니고,

홀로 남겨진 나는 책이나 빌려 보고 혼자 명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 답니다.

그럴때면, 여수에서 쫓아 다니던 그총각도 생각이 났
지만 그것도 잠시.

일에 몰두 하면 빨리 배워야 한다는 조급함 뿐이었 답니다.

안양에서 1년정도 생활 하다가 정희 애인이 군대 가
면서 정희를 그곳에 둘수 없다고 저와 함께 영등포에
있는 큰누나 (정희애인누나)네 집에서 살도록 하였습
니다.

알고보니 그 남자네 집은 영등포 에서 잘 나가는 집안이
었고.

누나네 아파트는 (영등포에서 처음생긴 아파트)
친정에서 사주어서 큰 아들인 그 남자가 결혼 까지 하려
고 사귀는 색시감이라,

그집에 맡겨진 셈인데 신혼 부부인 그집에 정희혼자
있을수 없다고 저까지 있게 되어 저는 덩달아서
봉을 잡은 거지요.

거처 할곳만 봉을 잡은게 아니라 누나 남편이 양장
계통에 대부 여서 마당발 선생님 으로 통하는 재단사
이구요.

덕분에 저는 영등포 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양장점에
웃 제자로 취직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나이 21살 웃제 자로서 미흡 했지만 아주 열심히
일하는 저를 보고 미싱사 선생님은 (미싱사를선생님으로호칭)
하나하나.가르치면서.

" 부지런히 배워서 나와 함께팀을 맞추자!"

하며 저 에게 친 언니 처럼 따뜻 하게 해주며 잘못하면
야단을 치지않고 자상하게 대해 주었죠.

아마도 김 선생님이 친척 동생이니 잘 가르치 라는 당부
말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선생님 에게 보답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출근 해서 남보다 늦게 까지 너무도 애를 쓰다가 그만
병이나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출근 하려고 일어 나보니 도저히 일을 할수가없
기에 양장점에 결근 하겠다고,

전화를 걸려고 아파트 에서 한참 떨어진 쌀 가게에 가서
공중 전화 앞에 줄을섯다.

내 앞에 젊은 남자가 전화를 걸고 돌아 나오고 나는 전화를
걸기 위해 앞으로 나갔는데,

그사람은 다시 내 앞으로 와서 저를 쳐다 보았지만,

세수도 안하고 머리는 빗질도 안해서 터벙한 상태라
고개를 수그리고 전화를 끝내고 돌아서 가는데,

남자가 다시 나를 붙드는게 아닌가!

그때서야 고개를 들고 쳐다 보니 여수에서 그토록 따라
다니던 북진이 애인 그남자!

우리는 서로가 너무도 뜻밖이라, 마주 쳐다 보고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드
라구요,

저는 서울에 올라온 뒤로 여수에 있는 친구들 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있든 상태라.

그 사람도 내가 서울에 있는 줄만 알았지 어디에 있는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남자는 묻지도 않은 근황을 얘기 하는데 지금 여수국회의원
비서에 비서인데....

국회의원 사모님 께서 편찮 으셔서 근처 한의원에 모시고
왔다 짚차가 고장 나서 다른차 보내라고 전화 걸고 나오는
중 이라나요.

그사람은 자기 연락처를 적어주고 나 에게도 연락처를 적어
달라고 하였지만 여수에서 시달림을 받은 나로서는 쉽게
가르쳐 주기뭣해서

"내가 꼭 연락을할께요,"

"나는 지금 마땅한 연락처가 없으니 가르쳐 줄수가 없네요."

우리는 서로 자기 갈길로 헤어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