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온다는 남편의 전화에 한결 느긋해진 맘으로 집안일을해치우고
아이들 씻으라 독촉해서 욕실로 들여놓고 나니 요즘 내가 즐겨보는 드라마가 시작하고 있다
세탁기에서 깨끗한 모습으로 내 손길을 기다리던 빨래를 한아름 안고와
열심히 털어주며 차곡차곡 개어 손으로 꼭꼭 눌러주며 눈과 귀를 드라마에 고정시키고 있는데
욕실안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가 조금씩 거슬려지기 시작한다..
그만 다투고 얼른 씻고 나와라를 두번정도 했을때 작은 아이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
누나가 먼저 나오며 욕실 불을 껐나보다.
곧이어 누나의 대꾸소리..
아~~나에게도 조용히, 여유롭게 드라마를 즐길 권리가 있다...하는 나의 내면의 소리..
드디어 세가지의 소리가 나를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으니..
그래 조용히 해결하자...
너희들 옷 벗고있지??
자~~ 고대로 현관밖으로 나가자.
복도에서 한발짜욱도 가지말고 고대로 서서 실컷 소리지르고 온나.
절대 안된다고 눈물이 그렁한 아이들을 보며
그래 내보내면 감기들어 식구대로 고생이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 뱉은 말 엄마 체면이 있지...
그래 그럼 엄마가 나갈께 너희들 열심히 싸워라..얘기 하고나니 드라마가 아직 끝이 안났다.
엄마는 나가도 할일을 다 해놓고 나간다 책임 있는 사람이니까..
큰소리치며 미적 미적 드라마 끝날시간 맞춰 빨래 정리 다 하고
옷 단단히 껴입고 집을 나섰다.
얼추 신랑 올 시간이 된거 같아 전화 넣었더니 큰아이가 울며 전화했단다.
몇분후 도착한 신랑과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서며 아빠땜에 오늘 하루 봐줬다하니
아이들 고맙다며 품으로 파고든다
또다시 다투면 일주일 컴퓨터 못한다는 벌로 하루를 마무리 지으니
우리 신랑 날 영~ 한심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이들이랑 다투고 집나간 마누라 또 있으면 나와보란다..
자기 늦게 들어왔으면 어쩔뻔 했냐구..
그럼 뭐 다른 핑계거리로 들어오는거지 뭐~~ㅎㅎ
어찌되었든 아이들의 자는 모습은 너무나도 곱다.
아~~한 이틀 다투는 소리없는 조용한 집을 기대해도 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