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체크무늬에 빨강프릴이 예쁘게 달린 나시와 짧은 치마
주홍체크무늬에 주홍프릴이 예쁘게 달린 나시와 반바지
연 하늘 바탕에 연분홍 장미꽃무늬가 자잘하게 뿌려진 원피스
하얀색 물방울 무늬가 놓여진 하늘색 원피스 .....
아이들의 여름을 위하여 그 여자는 바쁜 손놀림으로 큰 눈을 두리번
거리며 연신 어떻게 이렇게 예쁠까?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이들의 옷을 가만히 바라다 보면 아이들이 그 옷을 입고 있는 풍
경을 머리속에 그려보며 즐거운 상상에 빠져드는 재미를 느낀다.
스물아홉에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조금은 늦은 감이 있었지만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엄마로 살아간다는 건
참 어렵고도 즐거운 일인 것 같다.
내 어머니가 나를 이렇게 키웠을까?
고개숙여 절로 감사의 마음이 생기는 건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
마치 동화속의 주인공 같이 그 맑은 눈망울을 바라다 보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 따위는 저만치 물러나는 것 같다.
하루밤을 자고 나면 또 이만큼 자란 것 같다. 키가 쑥쑥 큰다.
직장다니느라 잘 해 먹이지도 못하여 늘 마음에 걸리는데 ....
작은아이는 제 언니보다도 체격이 좋다.
오늘 아침에는 옷이 다 작다면서 투정을 부린다.
그냥 웃다가 혼자 이런 생각에 잠긴다.
"참 감사한 일이다.
가족 모두 건강하다는 것
그 보다 더 욕심낼게 뭐가 있을까?"
돈이란 쓸만큼 있으면 된 거 아닌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그것이 행복이지 싶어
지치고 힘들때 많은 위안을 삼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란 누구나 자신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
고 또 그럴것이다.
하지만 정말 공주나, 왕자가 아닌 인간다운 인간으로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듯 싶다.
한 없는 사랑은 주어도, 살아가는 방법까지 모두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처럼 스스로의 느낌, 생각에 충실하게 살아가기만 바랄뿐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옷 한벌을 골라 입혀도 그 아이들의 분위기에 맞는 걸로 입히고 싶
고, 그로 인해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으로 커
나가길 바라는게 엄마 마음인지.
먹는 것도 몸에 좋다는 것만 먹이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겠지만
어디에서든 무난히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아이들로
키우고 싶어진다.
둥글 둥글하고,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 쯤은 그냥 내가 해야지
이런 맘씀씀이를 가진 그런 아이들이 되길 바랜다.
공부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조금 일찍 알아주기를 기대하는 건 또한 엄마의 욕심일까?
여자,
여자로 산다는 것
그건 아이들, 남편에게 우선순위를 주고 3순위로 사는 걸까?
하지만 그들을 1, 2순위로 만들어 주기 위해 누리는 즐거움은 1순위보
다 더 크고 값진 0순위가 아닌가 한다.
수더분한 남편, 생전 자기 옷도 스스로 사 입을 줄 모르는 그 남편을
위하여 그 여잔 오늘도 손수 옷을 골라보는데....
정말 어렵다. 남자들 옷을 여자가 고른다는 일
하지만 그가 흘리는 땀이 우리 가정에 얼마나 소중한 가
늘 생각하며 살기에 다리가 붓도록 돌아다니며 애를 써 본다.
남편의 옷차림은 왠지 아내의 얼굴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일련의 일이 다 끝나면 그 여자 더이상의 체력이 따라 주지 안
는 지 그냥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
어쩌다 자신의 옷이라도 한벌 살라치면 이것 저것 다 뿌리치고 맘 먹
어야 하지 않으면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여자, 엄마로 사는 행복이란게
그런 자잘한데서 묻어나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자신을 접고
조용히 돌아올 줄도 안다.
가끔씩은 스스로에게 약간 사치스런(?)
꽃 한 다발 선물로 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