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88

인생은 빈둥지 나그네길


BY 안단테 2002-10-20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잎새들을 보노라니
깊어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어집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혼자서 조용히 팬 플룻 연주회를 다녀 왔네요

왜 혼자 듣는 음악은 더 쓸쓸하고 애잔한지..
세월을 가슴속에 다시한번 재 충전하면서

벌써 한해가 다 가고 있는데
무얼하며 여기 까지 왔는가

인생의 뒤안길에서는
지금을 어떻게 얘기 할수 있을까

나는 오늘 하루
제대로 색칠을 하기나 한건가....

여러가지 상념으로 거리를 헤매었습니다.
.
.
.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여자 한분이 자꾸만 옆에서 쳐다 봅니다.

아~ 좀전에 건널목에 옆에 서서 얘기 하던 여자~
무언가 아픈얘기를 친구에게 하고 있엇던것 같았는데
친구와 헤어진후 여기서 또 신호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제 옆에 서게 된것인데...

잠시 저를 쳐다보더니
아는 사람에게 하듯 저를 반깁니다

너무 사는것이 힘들다고
삶에 충격을 받고나니
정신이 몽롱해져서
온몸에서 기가 다 빠져나가서 바보가 된듯하다고...

시간이 되면
같이 차나 한잔 마시면서
얘기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
얼마나 아프고 절박했으면
길에서 부?H힌 처음보는 여자에게
이리 따스함을 호소하는지...

나보다 좀 어려보이긴 했으나
얼굴에 근심이 서려있어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리잡고 얘기하긴 늦은시각이라
그냥 서서 이러저러 얘기를 들어주노라니
참으로
우리 여자들 삶이란게
부질없고 껍질뿐인 속 빈 강정 같다는
느낌에 같이 마음아파했습니다.

처음만난 여자에게 아픈 상처를 그리 한없이 쏟아내곤
이렇게 라도 하고 나니 좀 시원하다고...넘 고맙다고..

눈가를 적시며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담에 꼭 다시 한번 만나자 하고는
아쉬움으로 헤어져 왔습니다.

우리 인생..여자들...
자기 속마음 하나 마음 편히 털어버릴사람 없이
그렇게 바쁘게 살아왔지만
결국 남는건 쪼그라들은 이성과 지칠대로 지친 삶에 흔적
그리고 허탈감 뿐이지요

가족도 친구도 모두
좋을때 얘기라구
상황이 나빠지면 그 누구도
옆에서 지켜주지 않는다는
그 여자의 한스런 푸념이
아직도 귓가에 어른거리네요.

아~
정말 그럴까요
나도 그런 여자일까
그렇게 될수 있는 사람일까

홀로서기를 준비해야할 이유가
확연해져 가는
우리 중년들...

한없는 서글픔이 시린가슴 적시는
이 가을밤...

플릇의 애잔함이
다시금
밀려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