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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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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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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빨리 커버리는 아이들...조금씩만 덜 자라주렴


BY 만월 2002-10-17

오늘 퇴근하면서 백화점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가 아주 맛있게 구워진 빵을 보니 아들 생각이 났다.


김이 모락모락한 빵과 맛깔스러운 쵸컬릿셋트를 거금 6만원을 들여 사서 얼른 집으로 오는 길에 전화를 했다.

아들 녀석은 공부할 것이 많아 좀 일찍 학원 자습실에 가서 공부하고 수업을 받고 온다나.

서운했지만 어쩌랴 공부하겠다는데...

딸도 폰을 하니 컴퓨터 학원에 가버렸고 혼자 집에서 빵과 쵸콜렛을 꾸역꾸역 먹었다.

오늘은 남편이 일찍와서 나를 보고 놀리더니 저녁 식사 준비 설겆이를 도와준다.

나는 아이들과 있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항상 같이 있으면서도 언젠가 이 시절을 그리워할것이라 막연히 생각해왔는데 어느새 온 것같다.

아들 아이는 이제 중 2인데도 아주 키도 크고 체격이 좋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도 어른같다.

저녁에 학원 다녀와서 책도 보고 텔레비젼도 보려니 운동 시간이 새벽밖에 안 난다고 운동을 전공하는 친구와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6시부에 헬스를 하러간다.

나는 남편과 7시 30분에 차를 타고 출근하니 아침에는 아들의 모습도 못 본다.



남편에게 혼자 출근하라니 (내 출근은 9시까지라서 여유있다.) 남편은 그냥 같이 가자한다.
덕분에 직장에서 내 출근이 가장 빨라 아침시간에 공부도 할 수 있고 차도 한잔 하니 좋긴하다만.


어느 순간에 커버린 아이들 때문에 약간씩 외로워진다.

어제는 딸 아이와 쇼핑을 하다가 아양에 넘어가 꽤 비싼 귀걸이를 사주었다.

딸은 중학교에 가면 못한다고 한달을 내게 조르다가 허락을 받고 귀를 뚫었는데 싼 귀걸이를 해서 귀가 헐었다.

남편이 보고 꾸중을 하더니 차라리 대학생이 되어서도 할 수 있는 멋진 귀걸이를 사주라고 했다.

딸 아이에게는 한 없이 관대한 남편


전에는 그런 아이들보면 한심해 하고 부모들이 도대체 했는데 정말 남의 말을 못하겠다.


이렇게 아이들은 하나씩 자기가 원하는 길을 요구하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어정쩡하다가 결국은 해주고 ...

참 착하고 샘도 많은 딸 아이

어제는 좋아하는 노래를 실컷 부를테니 예술 중학교에 간다고 한다.
남편과 장래를 깊이 생각해보다가 결국 노래는 취미로 하고 그 대신 주 2회 레슨을 시켜주기로 합의를 보고 공부와 운동도 열심히 하기로 약속도 했다.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이 유달리 많은 우리 딸

내 컬때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제일 나쁜 엄마가 내가 어릴 때는 하고 무조건 윽박지르는 부모라 했던가.



그래 나쁜 것 빼고는 무엇이든지 다 해보거라.

엄마 아빠는 열심히 일해서 너희들이 날개를 펼수있도록 밀어줄께

남편도 그런다.

그 전에는 일로 승부하면서 인생을 직장에 던졌지만 이제는 한 십년은 아이들에게 인생을 투자하겠다고.
가시 고기 아빠가 되고 싶다고.한다.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 한뒤 우리의 인생도 새롭게 가꾸어보자고 한다.

그 뒤에는 우리 부부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나에게 모든 것을 투자한다고 한다.

말처럼 쉬울까마는 그래도 아이들이 곁에 있어 너무 행복하다.

나보다 더 바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들을 더 소중하게 가꾸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