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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렸을 적엔


BY 다라 2002-10-07

나 어렸을 적엔

Topblue's Photo World-My Gallery- 하병철님작품-토우-

나 어렸을 적에

나 아주 어렸을 때 겨우 걷다가 
도배하던  풀 그릇을 밟고 넘어져 
풀 그릇을 빨갛게 물들였댔지 
어느 날엔 촛불을 들여다보다 
머리에 불이 붙어 그을렸댔지  

 
필통 소리 떨껑대며 학교 갈 때는 
닭바우 고갯길 넘어 다녔지 
십리가 넘는 길도 먼 줄 몰랐지  
지금 보면 손바닥만한 작은  동넨데  
그때는 한참동안 걸어야 했지 
 

교실 마루 바닥에 연필 빠지면 
싸릿가지 갈라들고 들여다봤지 
어느 날 들어낸 마루장 밑엔 
지우개와 연필이 흩어져있었지
화단에 맨드라미 밉게도 피었었고   

추운 겨울 어느 날 장작불 때면  
밑바닥에 놓인 도시락은 까맣게 됐지 
스케이트 있는 애는 그걸 탔지만
없는 애들 얼음에서 그냥 놀던 체육시간 
그래도 너무하다 생각 안 했지 

공기놀이 땅뺏기 놀이 너무 재밌어
어둑어둑할 때까지 놀고 있었지 
누구야 저녁 먹어 부르시면은  
먼지써서  꼬질꼬질 그냥 그대로  
저녁을 먹자마자 쓰러져 잤지     


4학년때 전학간 반장 재인이는  
그 후로도 한참동안 보고 싶었지 
군인과 결혼한 19살 언니따라 
김제에서 전학 왔던 말없던  금녀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가난하긴 했지만 풍요로웠고 
불편하긴 했지만 편안했었던 
허무함도 쓸쓸함도 몰랐던 시절 
내가 누군지 슬며시 궁리하던 그 시절 
이렇게 어른 될 줄 정말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