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운다고 제대로 된 굽의 구두 한켤레 변변하게 신지못하고
지낸것이 얼마인지 모른다
어디 한번 외출이라도 할라치믄 신발장을 온통 헤집어 놓아야 먼지
폴폴 내려앉은 유행지난 숙녀화가 겨우 눈에 들어올라나......
아이들과 같이 다닐때를 대비해서 그저 굽낮은 단화 아니면 발편한
운동화가 전부였다
일요일에 체육대회가 있단다
비가온다 추워진다 어쩌구 하는 일기예보는 하나도 귀에 안들어오고
그저 신고 갈 신발 걱정이 먼저 앞선다
그동안 신발가게에 들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신발가게에만 가면
아이들의 신발이 낡아보이고 옷가게만 가면 아이들 입은 옷이 철지나
작아보이고 마트에만 가면 신랑의 셔츠가 급해지는것은 알수없는 일
이었던 것이다
모처럼 모임이 캔슬된 토요일 저녁 식사 땡땡이로 핏자 한판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비스듬하게 누워 반쯤 감기운 눈을 해서
졸음 반으로 티비를 보고 있던 신랑에게 말을 건넸다
- 자갸... 나 낼 체육대회 신고 갈 운동화 없는데.... 어쩌지?
- 운동화 신으믄 당신이 모할껀데~ ㅋㅋㅋ
- 그러지 말구 이참에 나 운동화 잘 빠진 걸루 하나만 사주라...응~
여간해서 내 앞으로 헛돈 쓰는 일 없는 걸 잘 아는 신랑이기에 못
이기는 척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아이들도 외출 준비를 해 집을
나섰다
아빠와 함께하는 외출은 언제나 아이들을 흥분시키고 무엇을 하러
가는 것이건간에 두아이의 신나는 음성이 덩달아 엄마 아빠까지
즐겁게 만들어 준다
체육용품 매장엘 들러 이것저것 꼼꼼하게 디자인과 실용성까지 살펴
신랑이 하나를 골라주었다
- 나 맞춰 신을 양말두 하나 사주믄 뽀뽀 해줄께~
- 뽀뽀 안하믄 두개 사준다~! 히히히....
그렇게해서 오랫만에 새 신과 새 양말이 내 것으로 생겼다
집으로 돌아와 풀어놓으니 끈도 채 묶지 않은 신발을 두녀석이
한짝씩 나눠신고 찔뚝~ 거리며 달리기 하는것을 겨우 빼앗아 신랑이
리본도 이쁘게 끈을 엮어주었다
뛰는 것을 워낙 싫어하고 아직 아이가 어리기때문에 내가 참가할수
있는 종목은 한정되어 있겠지만 그래도 내일 체육대회가 못내 기다려
진다
새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
눈처럼 하얀 운동화와 양말을 신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