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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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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BY dansaem 2002-10-02

때 : 2002년 10월 1일 밤
장소 : 우리 집 안방
나오는 사람 : 엄마, 한결(6세, 남), 해담(5세, 여)
엑스트라 : 은이(17개월)
까메오 : 아빠

막이 열리면 이부자리가 펴진 방이 보인다.
엄마가 은이를 재우려 하고 있다.

한결이 등장한다.

한결 : 엄마, 나 엄마랑 놀다가 잘래.
엄마 : 응, 그래. 뭐하고 놀까?

같이 이부자리 위로 자리를 옮긴다.

한결 : (잠시 생각하다가) 내가 문제 내 볼까?
엄마 : 그래.
한결 : 음.... 엄마가 먼저 내 봐.
엄마 : (웃으며)알았어. 음...... 동굴에 뱀이 들락날락하며 살고 있는 건 뭘~까?

이 때, 해담이가 머리를 산발한 채 등장, 한 쪽 옆에 앉는다.
한결이, 해담이는 둘 다 안 돌아가는 머리, 열심히 굴리고 있다.

한결 : 무슨 동굴인데?
해담 : (오빠를 따라한다) 무슨 동굴인데?
엄마 : 그냥 동굴. 그건 가르쳐주면 안돼.

둘 다 잠시 생각하다가

한결 : 모르겠어. 엄마가 가르쳐 줘.
엄마 : 힌트 줄까?
한결, 해담 : (동시에) 응.

엄마, 혓바닥을 날름날름한다.

한결 : 아~ 입동굴!
해담 : 알았다. 입!
엄마 : 맞았어. 또 내볼까?

둘 다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 동~그란 쟁반에 토끼 두 마리가 방아를 찧고 있는 거 뭘~까?
한결 : (의기양양하게)달님!
엄마 : 어! 어떻게 알았어?
한결 : 엄마가 저번에 냈었잖아?
엄마 : (쑥스러운듯) 그랬나????????

엄마가 자리에 눕자
한결이가 얼른 엄마 팔을 차지하고 눕는다.
은이가 그 사이를 파고 들어오려 잠시 실랑이한다.

해담 : 엄마, 내가 문제 내 볼게.
엄마, 한결 : 그래.
해담 : 동~그란 쟁반에 개미들이 사는 건 뭘까~요?
엄마 : 음... 글쎄......
한결 : 뭔데?
해담 : 개미~집!!!

엄마, 잠시 황당한 표정.

한결 : 이제 내가 내 볼게. 길다란 동굴에 구멍이 나 있는 건 뭘까요?

엄마, 무지 고민하는 척 한다.
그러다가

엄마 : 야, 모르겠다. 한결이는 진짜 어려운 문제를 내는구나.
한결 : (흐뭇한 표정으로)엄마, 모르겠지? 해담이 니는?
해담 : 나도 몰라.
한결 : 궁뎅~이!!!!!

엄마, 또 황당한 표정.

한결 : 이번엔 엄마 차례!
엄마 : 이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거야.
해담 : (기다렸다는 듯이) 장난감!!
엄마 : 엄마는 장난감 없는데?
해담 : 색종이!!
엄마 : 엄마는 색종이도 없는데?
한결 : 키키키... 무슨 색인데?
엄마 : 검은 색.
해담 : 아, 머리카락.
엄마 : 아! 그렇네. 머리카락도 누구나 가지고 있고, 검은 색이네.
그런데, 머리카락이 노란 사람도 있고 하얗게 센 사람도 있잖아.
그리고 머리 빡빡 밀은 스님들도 있는데?
해담 : 히히, 머리 빠진 사람도.
한결 : (괜히 거들면서)맞아.
해담 : 그럼. 얼굴! 얼굴은 누구다 있잖아.
엄마 : 얼굴이 까매?
한결 : 크크크
해담 : 저~기 아프리카 사람 있잖아?
엄마 : 호호, 그렇긴 한데, 얼굴 안 까만 사람도 있잖아. 이건 누구누 다 까만거야.
해담 : 그럼, 뭐야?
엄마 : 가르쳐 줄까?
한결, 해담 : 응.
엄마 : 그림자! 어때, 맞지? 누구나 다 있고 검은 색인 거.
한결, 해담 : 맞네.....

엄마 : 자, 이제 자러 가야지.
한결 : 엄마! 한 개만 더. 딱~ 한개만!
엄마 : 좋아. 음... 이 방에서 입이 일곱개인 것은 뭘~까?

무대 위 한쪽에는 6단짜리 서랍장이 서 있다.
맨 윗칸은 작은 서랍 두개로 나뉘어져 있다.

한결 : 입이 무슨 모양이야?
엄마 : 네모.
한결 : 사각형?
엄마 : 응.

한결, 방 안을 휘휘 둘러보며 일곱개짜리를 찾느라 열심이다.

해담 : 알겠다. 수경이 언니! 수경이 언니 일곱 살이잖아 .
엄마 : 하하하. 일곱 살이면 입이 일곱 개야? 그럼 해담이는 입이 다섯개겠네?
한결, 해담 : 히히 하하
엄마 : 그럼 엄마는 입이 서른 한개? 그럼, 할머니는 입이 육십개도 넘겠네?
한결, 해담 : 키키 크크 켁켁(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엄마 : 뭔지 가르쳐 줄까?
한결, 해담 : 응
엄마 : (서랍장을 가리키며)저기 서랍장!
한결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곱개 맞네.
해담 : 하나, 둘, 셋, 넷, 다섯, 일곱, 아..... 홉... (엄마를 돌아보며)맞아?
한결 : 아니야. 다시 해봐.
해담 : 하나, 둘, 셋, 넷, 다섯, 일곱...
한결 : 아니야, 여섯이야.
해담 : 여섯......
한결 : 그 담에 일곱.
해담 : 일곱....

엄마 : 자, 이제 자러 가.
한결 : 엄마, 딱~ 두개만.
엄마 :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눈을 부릅뜬다.)
한결 : (풀이 죽은 채)알았어.

한결, 해담, 일어난다.

한결 : 안녕히 주무세요.
해담 : 안녕히 주무세요.

한결, 해담, 퇴장하고 엄마는 은이를 데리고 누워 토닥토닥 두드린다.
무대 불이 꺼진다.
잠시 후, 불이 켜지고 한결이 다시 등장.

한결 : 엄마, 무서워.
엄마 : 무섭긴 뭐가 무서워? 엄마도 있는데.
한결 : 무슨 발자국 소리가 자꾸 나.
엄마 : 시계 소리야. 시계 바늘이 째각째각 가는 소리.
한결 : 그래도 무서워. 누가 자꾸 오는 것 같단 말야.
엄마 : (할 수 없다는 듯 한쪽 팔을 내 주며)이리 와.
한결 : (엄마 팔을 베고 누우며)이따가 아빠 오면 옮겨주세요.
엄마 : 알았어. 얼른 자. 그래야 내일 일찍 일어나서 유치원가지.
한결 : 네. 엄마, 뽀뽀!

한결이 엄마 뺨에 뽀뽀한다.
불 꺼진다.

잠시 후 다시 불이 켜지고 밖에서 차소리가 난다.
한결이는 잠이 들었고 은이는 아직 말똥말똥.
차소리가 들리자 은이가 벌떡 일어나 바깥쪽으로 손가락질 하면서
"이, 이."한다.
잠시 후 아빠 등장.

아빠 : 우리 은이, 안 자고 아빠 기다렸어?

은이를 안아주며 엄마를 슬쩍 본다.
엄마, 아직 삐져 있어서 본 척도 안 한다.
당근, 말도 안 건다.

아빠 : 은이, 왜 아직 안 잤어?

은이에게 뽀뽀를 하고 옆에 자고 있는 한결이를 본다.

엄마 : 한결이 좀 저 방에 옮겨다 놔.

아빠, 암말 없이 한결이를 안고 나간다.
엄마, 은이를 다시 안아 눕힌다.
아빠, 컴퓨터 방으로 들어간다.

막이 내린다.

관객들 기립박수를 친다.

아니,
깡통이며 돌이 날아온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