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7

그래서 어른들 말씀이.....


BY epunu 2001-06-16

늘 난 그랬었다.
남편이 조금만 몸이 불편하다고 하면
"그까짓거 가지구 뭘 그리 엄살이냐구"
남자는 씩씩하고, 아빠는 애들을 봐서라도 아프단 말은 하면
안되지 않냐구...

남편은 남들이 볼때는 자상해 보여도
언제나 내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마누라가 아파도 밥상 한번 차리는 일도 없었다.
"병원 가지 그래"
이 말이 최선의 도움이었다.

참으로 사람은 간사한 것 같다.
평소에 받은 느낌대로 상대방에게 돌려주게 되니 말이다.
아음속 밑에 깔려 있는 그 섭섭함이 남편이 아플 때
하나도 손해 안보고 돌려 주게 되니 말이다.

어제밤
11시가 넘어 남편이 얼굴이 벌개서 어쩔 줄 모른다.
"여보 , 몸이 왜이리 춥고 떨려 왜그러지"?
며칠 전부터 몸이 찌뿌덩하다구 얘기하는게 귀에서 맴돌았는데
신경은 안썼지만 무의식중에 담겨져 있었던지 사실
어제밤 꿈에도 남편이 많이 아프다는 꿈을 꾸었었는데....

열을 재보니 39도가 넘었다.
그래도 내가 아프다는 말 하는거 싫어하는건 아는지 남편은
"괜챦아 금방 나을꺼야"하며 자리에 누웠다

약을 , 쥬스를, 따끈한 보리차를,
줄줄히 갖다주면서 난 또 말꼬리를 달기 시작했다.
" 당신 생각나지? 몇년전 내가 열이 이렇게 날때 죽을 것 같다구
하니까 뭐라 그랬수?
열나는 것 가지고는 절대로 안죽으니까 걱정말라구 그랬지?


근데 이상했다.
쫑알 쫑알 대면서 남편을 향한 예전하곤 다르게 내 마음이 왜이리
시립고 측은한 마음이 드는지.......
오십줄에 들면서 조금씩 마음이 이상한 움직임에 내 스스로도
놀라곤 했는데 정말 오늘도 난 그 이상함을 또 느꼈다.


그래서 어른들 말씀이

나이가 들며는 자식보다는 남편이 옆에 있음에 감사하고
정말 잘해야 한다고 하셨는가?....

새벽 2시가 넘게 지키고 앉아 찬물 찜찔을 했더니 남편은
열이 많이 떨어졌다.
갑자기 몰려오는 잠에 취해서 쓰고픈걸 못쓰고
이 아침에 횡설수설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