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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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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했었던 중요한 부분들


BY 다정 2002-09-30

하루 하루의 반복적인 나날들 속에서
조그마한 움직임과 그와 함께 되어지는
모든 것들이 다 당연하였었고
언제나 영원히 함께 일것이라 생각하였다.
지난 밤에 가볍게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의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그 당연했던 여러 일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음을.....

몇 해전 남편의 일주일 입원 동안
그냥 걸어다니는 길가의 남자들이 그렇게 부러웠었고
팔을 기브스한 어느 날의 남편을 씻어 주면서
멀쩡한 두 팔의 외간 남정네들을 흘끔거리며
두 팔의 소중함도 그 순간 잠시 느끼게 되었었고
며칠 전 갑자기 교통 사고를 당한 남편 친구의 황당한 죽음을 들으며
매일 집으로 귀가하는 남편의 아주 당연한 일상들이
그렇게 당연한 일만이 아니었음을.

아이의 평범한 일상도
그저 삼시 세끼 잘 먹고,잘 해결하는 그 보통의 일과도
정말 얼마나 귀중한 일인지.
가지고 있으면서
가지지 못한 여러 부분때문에
스스로 놓쳐 버린 작은 행복이 얼마나 많았었던지.

달력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을 바라 보면서
으례히 가고 오는 시간이려니
무심하게 여겼었는데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풀풀 날리우는 먼지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법 하고
세상으로 향해 가는 내 가족의 뒷모습에도
영원을 매기기엔 안타까움이 배여 있고
내 안일했던 마음도 이제 한바탕 기지개를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