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단히 숨을 쉬고 있다는건,
언젠간 숨을 안 쉬는 날도 머지 않았음을 말하건만
우리는 자주 그 사실에 대해서는 잊고 산다.
숨을 쉬지 않음...
숨이 끊어짐...
그게 바로 <죽음>이란 것일텐데
다행스럽게도 우린 죽음 앞에선 평등하다.
우리는 예외없이 모두 죽으니까..
우린 모두 태어나면서 손금에 죽음이란 괘를 너나 없이
쥐고 태어나니 말이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전쟁과 모략,부정이 횡행하는 이 세상에
만약 어느 놈은 죽고, 또 어느 놈이 죽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 세상은 절대로 통제가 불가능했을 지옥이리라.
너도 죽고, 나도 또 죽는다는건
아, 얼마나 축복할 일이냐? 말이다.
나에게도 죽음에 골몰하던 시절이 있었다.
관념적 절망감과 열정과 순수로 가득찼던 그 시절...
꿈에라도 다시는 되돌아 가고 싶지 않은 시절이다.
찬란한 20대에 내겐 삶이 오히려 버거웠었으니까...
아마도 나에게는 남들이 말하는 사춘기가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을만큼...
삶이 너무나 버거워 오히려 죽음을 희망(?)했었다.
그야말로 오만과 무모함으로 가득찬 20대가 아니던가? 말이다.
그대여.
죽음앞에서 과연 U턴이란, 가능한 얘기일까?
우리네 삶의 수순 끝에서 맞이하는 죽음 앞에서는
그 누구도 U턴이 불가능하다.
너도 알고, 나도 안다.
그러나 고독감과 절망감에 허덕여 자살을 꿈꾸고 있을때는
죽음 앞에서 U턴해 나올수 있는 힘이 있다.
그건 바로 '사랑'이라는 흔해 빠진 이름이리라.
너무도 구태의연하고 범람하는게 '사랑'이라는 이름이지만
홀로 벼랑끝에 서 보라.
'사랑'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흔한건지...
'사랑'
죽음의 유혹 앞에서 그 이름을 기억해 내는 사람은
U턴해 다시 삶쪽으로 걸어 나올수 있으리라.
사랑이라는 이름은 엄마가 될 수도 있고, 자식이 될 수도
있고, 어렵게는 친구가 될 수도 있을거다.
그러나, 구태의연하고 너무나 흔해 빠진 사랑도
죽음 앞에서는 종종 길을 잃나 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만나지 못하고
속절없이 죽어 가니까...
사랑아~~~ 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냐?
대답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