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친정 아버지 기일이었다.
못내 아쉬움에 가신 아버지라 한번쯤 꼭 뵙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다.
늦은 저녁시간에 가게문을 닫고 시골집으로 향했다.
고향의 방문을 반기는 길목에는 가을꽃 코스모스가 앞다투어 반기어 주더구먼.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해왔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 아버지 그림자도 보지 못했지만 새벽녁에야 겨우 만날수 있었다, 꿈에서.......
생전에 입지않으시던 양복을 말끔히 입고 계셨고.
오늘낮에 엄마로 부터 20년 전 비밀을 들었다.
정말 혼자서 많이 울었다.
밤을 주어러 산에 가서도 울었고 어쩐시 억울한거 같아서 또 울었고
엄마의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났다.
그때 알았더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거란 생각도 든다.
괜히 부모님을 원망도 해 보지만 다 부질없는 짓인걸.........
20년전 난 꽤나 공불 잘 하는 여학생이었다.
난 대학 시험을 치렀었고 합격증이 아마 시골집으로 왔었나 보다.
그것도 2곳이나....... 날마다 날마다 기다리던 합격증이었었다.
난 엄마한테 등록금만 해달라고 그렇게 애원했었는데....
엄마는 차례로 온 합격증을 나한테 보여주지도 않고 당신의 아들을 위함이랍시고 그걸 부엌에다 집어 넣어셨다네.
그 말을 하시는 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고이고 난 떨리고 엄마가 불쌍해져서 눈물이 고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하지만 난 왜 이런 느낌일까?
자꾸만 억울하다는 생각,
내 나이 몇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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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많이 아파온다.
새벽바람이 차겁고 싱싱하다.
가을 냄새도 한껏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