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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서 먹던 자연 식품(봄)


BY 들꽃편지 2000-11-21

4월이면 일제히 피어나던 진달래
분홍색 과자를 온 산에 뿌려놓은 듯 했다.
고것을 따서 입에 넣기만 하면 됐지.
큰오빠들 지게에 화관처럼 꽂혀 있던 진달래를
봄바람에 설렁거리는 어느 언니에게
주었는지 어쨌는지 우린 모른다.
진달래꽃맛? 달작지근하고 새콤하다.

진달래꽃맛에 질릴때 쯤엔 아카시아꽃이 핀다.
초등학교 옆. 제일 높은 언덕에 교회가 하나 있는데
그 언덕에 아카시아나무가 많았다.
예배시간이 끝나면
와하고 메달려 아카시아꽃을 따 먹었다.
한 송이를 따서 입에 쏙 넣어 훑어 먹었다.
아카시아 꿀맛알죠? 똑같아요.
꿀을 씹어 먹는것 같다.

봄에 피는 꽃들은
한꺼번에 피었다 한꺼번에 떨어진다.
비바람이 치던 날 밤.
아침에 뒷문을 열면 앵두꽃이 하얗게 떨어져
눈이 얇게 내린듯 했다.

내가 자랄때만 해도 들과 산과 물에서 먹을 걸 구했다.
과자, 사탕, 뻥튀기, 불량식품도 있었지만
그건 어쩌다 한번 먹었고,
지금은 물도 사먹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 어릴적에 물을 마시면서 어른들이 이런말을 하셨다.
"얘들이 크면 물도 사먹게 될거랴"
그 말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말았다.
에구! 안 맞혀도 되는디...
어르신 말씀은 뭐든지 옳아.

봄 꽃들은 연하다.
봄에 돋아 나는 새순들은 아기피부처럼 야들야들하다.
봄에 땅위로 올라오는 풀들은 웬만하면 다 먹을 수 있다.
냉이, 쑥은 다들 아느거고...
꽃다지, 망초대, 꼬들빼기....
과수원밭에 나물이 지천이였다.
아지랭이 아질아질...
아지랭이 때문인지 나물캐다 머언 언덕을 보면
나도 어찔어찔했었다.

온 산이 분홍빛으로 번지던 4월이 가면,
아카시아향이 구름처럼 몰려오던
내 고향 두메나 산골.
꽃 따서 먹고 큰 나.
그래서 별명이 꽃순이래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