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주 작은 꿈이 하나 있다.
마당이 아주 넓지는 않아도 나무 한그루는 심을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
조금 욕심이라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지만......
마당이 있는 대문 앞에 낙엽수 한그루를 꼭 심고 싶다.
아파트를 싫어하시는 우리 시어머님때문이기도 하고, 유난히 가을을 좋아하는 내가
가을 냄새를 즐기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딸아이를 위해서이다.
이건 순전히 내 욕심이기도 하다.
유독 조숙하게 구는 6살 난 내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
가을날 갈색 낙엽이 가득한 마당가 대문 앞에서 하얗게 놓여진 편지 한통을 들고 기뻐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의 작은 바램이랄까!
우리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될 때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메마르고 건조해질텐데,
그런 즐거움마저 느낄 기회가 없다면 더 메마른 인간이 될 것 같아서......
하기야, 그 때 쯤이면 과연 예쁜 편지지에 편지를 쓰는 이가 있기는 할까?
아, 나도 오늘은 이렇게 컴퓨터로 말고, 편지봉투에 신랑이 사다 준 200장 중에 단 하나의 우표라도 축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