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아래인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녀는 대구에서 살고 있지요.
서른 다섯의 나이에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어요.
눈가엔 항상 선한 웃음이 묻어나고
10년이상을 성당에 나가며, 한 직장에서 10년이상을 성실히 근무하던
아주 모범적인 사람을 만나게 된 거지요.
우리 동생 평소에 남자보는 눈 높다 하여 늘 외모가 마음에 안든다 하며 서른 다섯이 되도록 시집을 안가더니,
너무나 열렬한 구애에 그만 결혼을 결정!
지금은 백일이 조금 지난 아들을 두었답니다.
얼마전 여동생네에 다녀왔습니다.
빼빼로라고 늘 마른 동생을 놀려댔었는데, 사십 몇킬로 밖에 나가지 않는 동생이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었습니다.
자라면서 참 엄청나게 싸우면서 컸었는데,
이젠 친구같은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날밤을 새며 긴긴 이야기는 계속되고,
아기는 어찌나 순하던지 방긋 방긋, 웃고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지요.
직장에 다니는 관계로 모유가 좋다는 걸 알면서도 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지 못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새삼 떠올라 혼자만의 미소만 입가에 띄울수 밖에요.
늦은 나이에 얻은 그 아들을 너무나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다 보는 동생을 보면서 정말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혼자 몸도 지탱하기 힘들만큼 약한 그 동생이 자신의 아이를 위하여 온몸을 내던져 모유를 먹이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엄마,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그리도 위대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같은 여동생이 정말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느껴져서
돌아오기가 싫어질 만큼 함께 한 시간들이 빨리 지나가는 걸 보니
새삼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주더군요.
세상이 아무리 메마르고 그래도 부모가 자식에게 쏟아 붓는 사랑이 있음에 녹녹하고 살만한 세상이 아니던가
차창밖의 풍경을 바라다보며,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돌아오는 길 동생의 손에 돈 몇푼 쥐어 주며 맛있는 것 사 먹고, 몸 조심해....
그 말속에 자신도 모르게 묻어나는 애틋함은 그냥 혼자만의 가슴에 묻어 두었습니다.
마음만은 한 없이 주고 싶은 걸.....
그래도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걸....
어린 아기를 데리고서 언니가 온다고 이것 저것 준비하며 분주했을 너의 모습을 떠 올리며 돌아오는 길엔 말없는 미소가 저 가슴속에서부터 번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한 없이 소박한 행복을 찾고 사는 동생 부부의 모습
화려한 모습이 아니었어도, 초라하지 않아 더욱 보기 좋았습니다.
가끔 아름답게 떠올릴 그 풍경들이 있어 삶은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
그런 모습 바라다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행복해 집니다.
아컴, 여러분들
더운 여름
행복한 여름 되세요......
아름다운 어머니의 모습 간직하시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