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가끔씩 복권을 삽니다.
저는 추첨이나 엽서뽑기,심지어는 백화점 카드 긁기등등,
한번도 상품은 타는 행운을 누린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인지 복권 사는 돈이 무척 아깝답니다.
옆에서 그렇게 구박을 해대도 남편은 복권을 가끔씩 들고 옵니다.
지난해 겨울. 남편은 신이난 표정으로 들어오더군요..
손에는 카드 세장과 복권 15장이 들려 있지 뭡니까...
"자기 이게 뭐야? 15장이나? 정신 없다.
이 돈으로 나 아까와 못 사는 떨어진 화장품이나 사주지..."
하고 바가지를 박박 긁었습니다.정말 버리는 돈 처럼 아까왔거든요.
"난 복권을 사는게 아니야. 행복을 사는거지.
월급쟁이 행복한 일이 뭐 있겠냐.복권을 사면 발표날까지
당첨되면 이 돈으로 무엇을할까 고민할 수 있는 행복을 사는거야"
말도 안 되는 이 말을 들으며
"몇 일의 행복 좋은데 15장은 좀 너무한거 아니야?"
"우리만 행복하면 되나?5장은 시댁부모님꺼, 5장은 친정부모님꺼야. 니가 크리스마스 카드 적어 복권 넣어 보내드려라."
합니다.히이고.이 한심한 짓을 부모님도 하라고?
그리고 할수없이 전 카드에 적었습니다.
'10억원 당첨되는 좋은 꿈 꾸세요....'하고..
그런데 정말로 10억원 당첨되면 그돈 어디에 쓰실까를 적고 계셨어요.
아들 둘 조금씩 나눠 주고 교회에 헌금 좀 크게하고 싶으시답니다.
김치국만 신나게 마셔대는 식구들을 보며 속으로 웃었습니다.
물론 10억원 당첨 복권은 본전도 못 건??습니다.
그래도 돈벼락 맞기를? 고대하는 남편은 아주 가끔씩 복권을 사 들고 들어 옵니다.
그리고 당첨 발표날까지 행복해 합니다.
저도 얼마전에 복권을 한번 샀습니다
똥꿈을 지저분하게 꾸었거든요.
꿈도 안 꾸고 사는 남편 보다는 꿈꾼 제가 나을 것 같아서요.
물론 또 꽝이더군요.지저분하게 꾸는 꿈은 좋은 꿈이 아니래요.ㅉㅉ
조금 있으면 12월이 되고 크리스마스가 오겠죠.
또 어른들께 크리스마스 선물 드린다고 복권을 한웅큼 사올까요.
올해는 바가지를 긁지 말아야 겠습니다.
아주 가끔씩 사는 것이니까요....
그것으로 행복하다는 그이에게 찬 물 끼얹을 필요는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