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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6

만남의 대화


BY 나예 2001-06-06

동창찾기 사이트에서 17년만에 중학교 동창과 연락이 되었다.
그친구와의 추억은 그시절 많은 것을 함께 하였기에 더 많이 애틋했었다.
그 친구도 나의 이름을 보고 가슴이 찡해진다고 했고 나또한 그에 버금가는 애잔함이 있었다.

어렵사리 우린 통화를 했다.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서로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메일로나마 남아있고 싶었었는데 그친구는 안그런 모양이었다.
학교다닐때부터 야무지던 친구였던지라 지금쯤 무언가 자기일을 하고 있을것 같았고 상대적으로 집에있는 내가 초라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이 있었다.

처음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친구의 말투가 너무나 달라져 있음에 놀랐다. 그 친구또한 그랬으리라 많은 시간이 흘렀으니
친구는 묻는다.
"남편은 뭐해?"
"그냥 ...조그만 사업해"
내목소리가 작아진다.
나도 네 남편은 뭐하니라고 물어야 되는 상황이지만 그러기가 싫었다.
"무슨사업 대리점 같은거니?.."
"그냥 자그마한거야 .. "
친구는 진짜로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오지만 이상하게도 난 그순간 그친구에 대해 궁금한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집은 샀니?"
"응"
"몇평이야?"
"그냥 자그마한거"
"넌 집에만 있니?"
"응"
"직장생활은 안했니? 난 학교에 있어"
"그랬구나 넌 그럴것 같더라"
"남편은 쉬라는데 능력있는데 뭐하러 집에있니 아이는 키워주는 사람 한테 맏기면 되는데 참 우리남편 어디어디 다녀"
"그랬구나"
"너 누구누구 알지 그애하곤 연락되니?"
"응"
"그러니 그애 남편은 뭐한대니? 그애도 너처럼 집에있니? 집은샀다니?"
응 여차저차해서 그렇고 그래"
"학교 다닐때 대게 잘난체 했잖니 근데 별거 아니구나"
"그랬니?"
"너네애 한글은 읽을줄 아니?"
"아직"
"뭐했니 집에 있었다면서 우리엔 영어도 곧잘하는데 우리애가 너네애보다 더 어리잖아"
"그랬구나 잘키웠네"
"그만 점심먹으러 가야겠다.요즘은 구내식당에 먹을게 별로 없다. 나가서 시원한 냉면이라도 먹어야지 담에보자"
"그래 잘있어"


수화기를 내려놓고 나서 기분이 왜이럴까
하고 싶었던 말 듣고 싶었던 말은 다 어디가고 아무생각이 나지 않는걸까 그애와의 추억도 저만큼 멀어져 버린다.
그래도 가끔 꺼내어 보면 즐거운 기억이었는데...